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5.30 14:14

그룹자본비율, 순이익 증가 효과…발행주식 늘어나 주가엔 '부정적'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당초 대형 증권사 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로 예상됐지만, 금융환경이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이 지속되자 비은행 계열사를 완전자회사로 전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내달 1일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주식교환을 실행한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 주식 59%를,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을 52% 보유 중이다. 주식교환을 통한 우리금융의 신주 발행분은 3247만주로 기존 발행주식 대비 4.5% 물량이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은 우리종금 주식 3억6097만2000주(41.3%)를,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 4445만5000주(44.5%)를 거둬들인다.

비은행 계열사가 완전자회사로 전환되면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자회사 중간배당이나 유상증자 등 자본정책 의사결정 절차가 간소해지는 효과와 함께 그룹 수익성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두 회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우리금융의 지배지분 자본은 4170억원 증가한다. 자본비율은 0.2% 상승해 보통주자본비율은 12.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지배주주 순이익도 연간 440억원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또 IB 관련 협업이나 펀드 출자 등 그룹 계열사 간 영업 시너지 제고도 가능하다. 특히 우리종금의 경우 증권사 인수 불발에 따른 대응책으로 증권사 자체 전환이란 카드까지 보유할 수 있다.

현재 금융권 내 종금사는 우리종금이 유일하다. 그동안 100% 자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종급업 면허를 반납하고 싶어도 기존 주주들의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이번 지분 교환은 추후 증권이나 보험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며 "그룹 수익성과 영업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완전자회사 전환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만큼 우리금융의 유통 주식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식교환 뒤 우리금융의 발행주식 수는 7억2806만주에서 7억6053만주로 늘어난다. 신주 발행과 기존 주식교환으로 주식가치 희석은 최소화했지만 발행주식이 많을수록 주가 상승에는 발목이 잡힐 수 있다.

KB금융의 발행주식 수는 4만351만주, 신한금융은 5억2259만주, 하나금융 2억9590만주로 우리금융 발행주식이 월등히 많다.

이들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올해 1000억원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지만, 발행주식 수를 고려하면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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