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6.26 09:53

"외국인 순매도 일시적"…9만 '전자'·15만 '닉스' 전망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2.28포인트(0.86%) 내린 2582.63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6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일(2569.17) 이후 처음이다. (사진=뉴스1)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2.28포인트(0.86%) 내린 2582.63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6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일(2569.17) 이후 처음이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코스피는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며  2600선이 붕괴됐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는 외국인 순매도가 일시적일 것이라며 지난주 순매수한 업종에 관심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2570.10에 마감했다. 한동안 2600선을 웃돌던 지수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 2600선이 붕괴한 후 2500선에서 맴돌고 있다.

코스피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 투자자다. 지난주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8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홀로 1조72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더해 기관이 422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코스피가 2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주간 기준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11주 만이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5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인하 기대를 무너뜨리고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탓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전환 원인은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라며 "한국 증시 펀더멘털 개선 확인 전까지 추가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번 외국인 순매도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이익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당장 2분기 실적의 큰 폭의 개선세는 없을테지만 하반기 이익을 포함한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의 가파른 하향 조정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일부 순매수한 업종에 대해선 관심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이 순매수한 업종에는 ▲기계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이 있다.

이들 업종의 강세는 수출 경기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전망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 지수(EBSI)는 108.7로, 2분기(90.9)에 비해 큰 폭 개선됐다. 특히 해당 지수가 100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EBSI는 국내 수출 사이클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수출 경기 선행지표다.

수출 선행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되면서 외국인이 이들 업종에 대해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반도체 업황에 대해 뚜렷한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3분기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 지수는 128.5로 2분기 52.0에 비해 76.5포인트 개선됐다.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수출 전망 회복은 기업 매출과 실적 추정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며 "외국인 순매도로 시장이 일시적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반도체 등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주가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 KB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제시했다. 모두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0%가량 높인 수준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B2C 고객의 재고 재축적 움직임으로 출하량은 기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으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폭도 둔화되며 수익성도 큰 폭 개선될 것"이라고 점쳤다. 당장 2분기 영업손실도 기존 2조9540억원에서 2조5650억원으로 큰 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11.76% 높인 9만5000원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2분기에 90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컨센서스(1777억원)보다 5배 수준이다.

그는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1분기에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D램 출하량이 기존 전망치를 웃도는 가운데 재고 감소도 시작돼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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