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7.07 15:43

한국교통안전공단 "모니터링하고 있어…안전 위협 사안 발견되면 조사"

기아 대형 전기 SUV 'EV9'. (사진제공=기아)
기아 대형 전기 SUV 'EV9'. (사진제공=기아)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기아의 야심작인 대형 전기 SUV 'EV9'이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특정 상황에서 1열 창문의 떨림 현상이 발생하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EV9 차량의 뒷쪽 창문을 개방한 상태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면 앞쪽 대각선 방향 창문이 심하게 떨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테스트 결과 시속 90㎞~160㎞ 범위에서 해당 현상이 발생하며, 속도를 높일 수록 떨림 현상이 강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V9의 창문 떨림 현상은 비행기의 버피팅 현상과 유사하다. 버피팅 현상은 비행기의 주날개, 동체와 날개의 결합부 등에서 발생한 와류가 꼬리날개를 치면서 발생하는 진동현상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를 '헬리콥터 현상'이라고 표현한다.

결함 논란이 거세지자 기아는 지난달 22일 EV9 차량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지만, 점검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기아의 공식 입장은 다음과 같다.

1. EV9과 유사한 SUV 형태의 모든 차량에서 이러한 떨림 현상이 발생한다.

2. 예전부터 떨림 현상으로 깨진 경우는 없었다.

3. 1시간 반 정도 고속주행 결과 깨지거나 균열이 가는 등의 문제는 없었다.

이어 기아 관계자는 "고객분들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추후 경과를 지켜보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EV9 GT line'의 실내. (사진제공=기아)
'EV9 GT line'의 실내. (사진제공=기아)

기아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는 좀체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커뮤니티에는 '개선은 안되는거냐', '파손은 안되지만 유리는 펄럭이는거냐', '플래그십 모델인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다니'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글이 가득하다.

전문가들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문제 없음'을 발표한 기아의 발표에 우려를 표했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아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한다면 상황은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며 "특히 까다로운 미국 시장에서 리콜이 발생한다면 기아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함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동차리콜센터를 운영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기아 EV9의 앞유리 떨림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봤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기아 EV9 차량의 앞유리 떨림 현상에 대해 인지하고는 있다"며 "모니터링은 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위험한 문제상황으로 인지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유의미한 고객 불만이나 현상, 제작 결함 등은 정식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만약 안전을 위협하는 사안이 발견되면 접수가 들어오지 않더라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국토교통부의 지시에 따라 결함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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