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7.09 16:46
출국길에 오르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사진=뉴스1)
출국길에 오르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사진=뉴스1)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9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만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 우려를 전달하고 해양 방류 외 대안에 대한 재검토를 일본 정부에 함께 요청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로시 사무총장은 대안 검토와 오염수 방류 일정 연기 등에 대해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면담은 대책위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 우려와 함께 유감을 표명하는가 하면 해양수 방류 연기 등 각종 대안을 제시했지만, IAEA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공개, 비공개 질문에 대해 그로시 총장은 답변하지 않고 추후에 계속 대화하겠다, 서면으로라도 답변하겠다고 일관했다"며 "우리의 대안, 방류를 받아들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품고 있는 질문과 의구심에 대해 오늘 면담을 통해 아무것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날 면담에 대해 "진전이라기보다 앞으로의 소통을 약속받고 확약받는 의미 정도가 있지 않았나 판단한다"며 "IAEA 측에서도 대화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가 토론,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의 제안을 크게 3가지라고 소개한 뒤 "해양 방류 외에 다양한 대안이 있는데 다시 검토할 것을 일본 정부에 함께 요청하자고 했다"며 "충분한 자료 제공 전까지 해양 오염수 일정 연기, 여러 국제기구와 함께 새 거버넌스를 만들어서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하고 검증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로시 사무총장은 대부분 답변을 회피한 채 새 거버넌스 분석 검증 대응 제안에만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전해졌다.

대책위원장 위성곤 의원은 이날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4일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이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를 연기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다른 대안을 검토할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도 수영할 수 있다'는 언론 인터뷰를 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단식농성을 14일째 이어가는 우원식 의원은 "그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 국내에서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용수로 쓰라고 권고할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간 그로시 사무총장은 거듭 IAEA 보고서 등을 인용하며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는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절차나 기능 등 모든 면에서 검토하기 위해서 수년, 수십년 동안 일본에서 상주할 예정"이라며 "질의가 있으면 언제든 저희는 공개할 예정이다. 필요한 것은 언제든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출국해 뉴질랜드를 비롯한 태평양 도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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