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7.31 16:04

"남은 수명 비례해 투표하는 게 합리적" vs 국민의힘 "민주당 어르신 폄하 발언 또 나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양상이다.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19로 학력이 저하된 대학생 제자들에 비유해 물의를 빚은 지 열흘 만의 일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혁신위 청년 좌담회에서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둘째 아들이 22살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교 1~2학년일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을 했다"며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대비)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들의 발언을 소개한 김 위원장은 "되게 합리적이죠?"라고 되물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여명 비례투표'란 남은 기대수명에 따라 표를 행사한다는 것으로, 기대 수명이 80세라고 가정하면 여명이 60년인 20세 유권자는 여명이 20년인 60세 유권자에 비해 세 배에 해당하는 표를 행사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평등선거'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에 위배되는 '여명 비례투표'를 언급하면서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각종 SNS에서는 "과거로부터 민주당의 노인 비하 DNA는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민주당 구성원들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면면히 이어지는군" 등의 질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이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열흘 전에는 당내 초선의원들을 '대학생 제자'에 비유하며 "(코로나를 겪었던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각했는데, 초선이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더라. 그래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각자가 모두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들을 비하한 발언이라는 질타가 나왔다. 

그는 또 지난 16일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잘 아실 것이다.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이후 친이낙연계 의원들과 당원들로부터 호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 발언이 또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이) 여명 비례 투표가 합리적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라 어려움이 있지만, 미래가 짧은 사람과 노인의 1대 1 표 대결을 옳지 않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며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민주당 지지율과 청년층의 외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어르신 폄하와 막말이란 말이냐"고 따져물었다. 

또한 "지금껏 터져 나왔던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는 민주주의의 '평등선거' 대원칙과 반하는 주장으로,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할 뿐"이라며 "당을 혁신하라고 만든 혁신위가 민주당의 비상식적 논리 답습을 넘어 더욱 허무맹랑한 주장만 펼치니, 혁신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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