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8.01 11:37

이상민 "민주당, 콩가루집안·오합지졸이라고 해도 너무 모욕적"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미래 짧은 분들'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은 물론 같은 민주당 소속의 이상민 의원도 맹공을 퍼부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전날 '기대 수명 비례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겨냥 "세대 갈라치기를 하는 사람은 김 위원장 본인"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또 "남은 기대 수명에 따라 비례적으로 투표권을 주자는 (김 위원장) 아들의 발상은 미래가 짧은 사람과 긴 사람을 대비시키는 순간 고도의 정쟁으로 변한다"고 꼬집었다. 아들의 발상 자체보다는 그것을 인용한 김 위원장의 의식에 대한 비판으로 읽혀진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의 1인 1표 원칙 때문에 (기대 수명 비례성이) 실현되기 힘들다고 답한 것도 1인 1표 원칙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처럼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지난 열린민주당 때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노인 혐오 긴 역사 가진 정당"이라며 "표 계산을 앞세운 극단적인 국민 분할 지배 전략"이라고 질타했다. 

이는 지난 2004년 3월 정동영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장이 했던 발언 등에 대한 비판으로 읽혀진다. 당시 정 의장은 "미래는 20대, 30대들의 무대다. 그런 의미에서 한걸음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그분들이 꼭 미래를 결정해 줄 필요는 없단 말이다. 그분들은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에도 지난 2020년 김한규 민주당 의원(당시 민주당 강남병 후보)는 SNS에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2번 후보에게 마음이 있다면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썼다가 비판을 받았다. 

2023년 5월 30일에는 윤호중 민주당 의원(당시 비대위원장)이 충북 증평군수 선거 유세에서 1952년생인 송기윤 국민의힘 후보가 연기자 출신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이제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으니까 새로운 걸 배우기는 좀 그렇다"고 말했다. 이게 문제가 돼서 하루만에 사과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민주당 비판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르신에게 미래 짧은 분들이라니 민주당의 미래가 짧아질 뿐"이라며 "혁신위인지 호신위인지 헷갈리게 하더니 결국 사고쳤다"고 힐난했다.

그는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계산법이 빚은 막말 참사다. 폭염 탓이냐"며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 걱정하시는 어르신들이 민주당에게는 반가운 존재가 아닐지 몰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의 경륜과 식견이 있어야 사회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다. 민주당의 석고대죄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지난 31일 논평을 내고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민주당 지지율과 청년층의 외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어르신 폄하와 막말이란 말인가"라며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제일 쉽고 잘하던 방식인 갈라치기 전략을 활용하려는 시도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반국민·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혁신위는 입장문을 내고 "김은경 위원장은 어제 청년들과 가진 좌담회에서 아들이 중학생 시절에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며 "발언 전문을 봐도 민주주의 국가에선 이런 아이디어가 수용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고 반박했다.

혁신위는 또 "우리 정치는 세대간, 지역간, 계급간 불균형을 조정하고 과소대표되고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논의를 위해 예시로 꺼낸 중학생 아이디어를 왜곡해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인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의 이상민 의원은 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나이, 피부, 인종을 가지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 헌법정신인데 투표권을 나이, 여명(餘命)기간에 따라서 달리하겠다 뭐 이런 말은 굉장히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인 얘기다"라며 "무지한 건지 아니면 인식이 아주 잘못된 건지 참 너무 황당하다"고 개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러한 실언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초선의원들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학력 저하된 학생과 같다', '혁신위는 이재명 대표 체제를 전제로 한 기구' 등 민주당이 콩가루집안, 오합지졸이라고 해도 너무 모욕적"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과연 그런 인식과 자세를 가지고 민주당 혁신의 역할을 앞장서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김은경 위원장이 혁신을 말할 자격도, 혁신위를 꾸려갈 능력도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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