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8.02 09:32

두 달 연속 2%대…석유류 역대 최대 '25.9%↓'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집계되면서 두 달째 2%대 안정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크게 올랐던 석유류 기저효과 등으로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1년 전에 비해 2.3%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7월 물가 둔화는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역대 최대폭(-25.9%)으로 하락했고,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4.7%)은 15개월 만에 최저에 그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9월(2.4%)에서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2022년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3월(4.1%)과 4월(4.8%)에는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과 7월(6.3%)에는 6%대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석유류 가격 안정세 영향으로 작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까지 둔화했던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5.2%)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공공요금 상승 영향으로 반등했으나,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로 하락했다.

3월(4.2%)을 지나 4월(3.7%)에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고 5월(3.3%)을 거쳐 6월(2.7%) 2%대에 진입했다. 7월(2.3%)로 6월보다도 더 하락했다. 이에 올해 1~7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3.7%로 집계됐다. 한은의 연간 물가 전망은 3.5% 수준이다.

물가는 8월 이후 다시 3%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13일 '7월 경제상황 평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8월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1.4%, 서비스는 3.1% 각각 상승했다.

우선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0.5% 내렸다. 한 달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농산물(0.3%)과 수산물(5.9%)은 올랐으나 축산물(-4.1%)이 하락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5.3% 내렸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사과(22.4%), 고등어(9.2%), 닭고기(10.1%), 고춧가루(8.3%), 토마토(17.3%), 고구마(14.1%), 오징어(13.4%) 등은 오르고 국산쇠고기(-6.4%), 돼지고기(-3.8%), 배추(-23.5%), 수입쇠고기(-7.4%), 마늘(-11.7%), 체리(-36.9%)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의 경우 가공식품(6.8%)이 올랐으나 석유류(-25.9%)가 내리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석유류는 경유(-33.4%), 휘발유(-22.8%), 등유(-20.1%), 자동차용LPG(-17.9%) 등을 중심으로 지난 2월부터 반년 째 하락 중이다.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25.0%), 도시가스(21.3%), 지역난방비(33.4%) 위주로 21.1% 상승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파로 20%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0.3%)와 공공서비스(1.2%), 개인서비스(4.7%)가 모두 올라 1년 전에 비해 3.1% 상승했다.

집세는 월세(0.7%)가 오르고 전세(-0.1%)가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유치원납입금(-7.6%), 국제항공료(-12.9%) 등이 내렸으나 외래진료비(1.8%), 택시비(17.8%) 등이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그간 누적된 원가 부담으로 외식(5.9%)과 외식외(3.8%)가 전부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3.0%), 공동주택관리비(5.5%), 구내식당식사비(7.8%), 햄버거(15.4%) 등은 오르고 승용차임차료(-17.4%), 국내단체여행비(-9.3%), 자동차보험료(-2.0%), 이러닝이용료(-11.7%) 등은 내렸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2.96으로 1년 전에 비해 1.8% 상승했다. 2021년 2월(1.7%) 이후 28개월 만에 1%대로 둔화함에 따라 체감물가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1.6%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0.40으로 3.9% 상승했다. 또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8.96으로 3.3% 올랐다. 두 지수 모두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물가안정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8, 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나, 10월 이후 다시 안정 흐름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주요 품목 수급·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관리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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