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8.02 14:06

7월 수출 '16.5%↓' 10개월째 줄어…"범부처 '수출 플러스' 전환 총력 대응"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7월 무역수지가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수출 자체는 반도체 업황 부진,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 단가 하락, 역대 7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작년 7월(602억달러) 역기저효과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반기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수출 반등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은 503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6.5% 감소했다.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약 38억달러 줄면서 7월 수출 감소(-99억달러)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감소 중이다.

7월 수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동차 수출은 15% 늘어난 59억달러로 역대 7월 중 최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13개월째 증가했다. 일반기계(3%)는 4개월 연속 늘었다. 반면 반도체(-34%), 석유제품(-42%), 석유화학(-25%), 철강(-10%) 등은 글로벌 수요둔화,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특히 7월 반도체 수출액은 74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3.6%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12개월째 줄고 있다. 7월에는 D램·낸드 등 제품가격 하락으로 수출 비중(48.4%)이 큰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41.7% 급감했다. 역대 7월 중 1위였던 작년 7월 수출(112억달러) 실적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산업부는 메모리 감산효과 가시화, DDR5・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주요 6대 지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대미·EU 수출은 자동차·기계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이 크게 하락한 반도체·석유제품 등 수출 감소와 지난해 7월 역대 7월 수출 1위를 기록한 데 따른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각각 8.1%, 8.4% 감소했다. 대중·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등 IT부문 수출 급감의 영향으로 각각 25.1%, 22.8% 줄었다.

중국과 베트남(아세안 내 최대 교역국, 비중 50%)의 경우 수입수요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어 대중·아세안 수출에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대중국 무역수지는 올해 3월 이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 3월 27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7월 12억7000만달러 적자로 줄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이 현재 수준에서 더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며 "낙관은 시기상조이나 7월 수출 감소폭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 수출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수출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시기는 아니다"라며 "반도체 수출은 재고 소진 및 감산 효과가 더해질 전망이고 다른 품목들의 수출실적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재고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확인됐고 반도체를 제외한 일부 테크 품목들은 이미 낙폭을 꽤 줄였다"며 "내년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지만 적어도 연말까지는 반도체 감산 효과로 수출 물가 하락세가 개선되면서 수출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7월 수입은 487억1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5.4% 감소했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큰 폭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7월 3대 에너지(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은 97억5000만달러로 47% 감소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은 반도체, 철강제품, 반도체 장비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16.8% 줄어든 39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7월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11억3000만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8월에는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무역수지 개선흐름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으나 이후에는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무역수지 개선흐름을 넘어 수출 플러스 전환을 조속히 달성하기 위해 범부처 수출지원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적극적인 외국인투자 유치를 통해 수출확대 기반을 강화하고 그간 중점 추진해 온 에너지 절약확산 및 효율 개선에도 모든 역량을 지속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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