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08.18 10:00

2027년까지 연 3.9만톤 수소 생산…반도체 업턴 전망에 NF3 사업 지속 확대

지난 2021년 6월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지난 2021년 6월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올해 상반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보릿고개를 넘은 효성그룹이 하반기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상반기 효자 노릇을 한 효성중공업이 친원전 정책 수혜를 입은 것과 더불어 탄소섬유, 수소 등 신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효성그룹 지주사인 ㈜효성은 상반기 매출은 1조7069억원으로 전년(1조8351억원) 대비 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306억원으로 전년(1299억원)보다 76.4% 급감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회복이 지연되며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탓이다. 효성의 지분법 손익은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소재 3총사' 또한 '어닝쇼크'를 면치 못했다. 주력 제품의 수요 약세가 주효했다. 효성티앤씨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 3조7904억원, 영업이익 13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 51.7% 감소했다. 스판덱스의 글로벌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에 따라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효성첨단소재는 매출 1조6509억원, 영업이익 115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6%, 영업이익은 41.8% 줄었다.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전사 매출의 약 60% 비중)의 수요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다만 카본 파이버, 아라미드 등 신소재 부문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효성화학도 폴리프로필렌(PP) 시황 약세로 상반기 매출 1조3933억원, 영업손실 1485억원을 거뒀다.

주력 계열사가 모두 부진했던 가운데 효성중공업만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효성중공업의 상반기 매출은 1조9692억원, 영업이익 9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9% 늘었고, 영업이익 또한 166.8% 증가했다.

효성그룹 수소사업 추진. (자료제공=효성)
효성그룹 수소사업 추진. (자료제공=효성)

효성은 화학 시황의 회복을 기다리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노리고 있다. 탄소섬유의 경우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판가 역시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차원에서는 수소를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독일의 린데그룹과 합작해 올 연말부터 액화수소 생산을 개시한다. 수소충전소도 운영하면서 동시에 효성화학에서 부생수소를 생산·공급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까지 연 3만9000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를 바탕으로 만든 수소차 연료탱크를 2028년 연 2만4000톤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효성이 생산하는 반도체 세척 가스 'NF3'. (사진제공=효성)
효성이 생산하는 반도체 세척 가스 'NF3'. (사진제공=효성)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할 때 불순물을 제거하는 특수 가스인 삼불화질소(NF3)도 기대주다.

효성화학은 최근 청주 옥산공장에 연산 2000톤 규모의 NF3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해 이달 중 가동을 목표로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효성그룹의 NF3 생산능력은 기존 1만톤에서 1만2000톤으로 늘어난다. 

효성화학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도 NF3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시황이 하반기 이후 업턴(상승국면)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후방 산업군도 이에 대비해 선제적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계속된 적자에 수익성이 하락한 대전 나일론 필름 생산라인 철수 여부는 검토 단계를 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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