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8.22 14:43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22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22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전경련의 연구 기능을 강화해 '싱크탱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연구 인력의 대폭적인 증원이 아닌, 국내외 경제연구원과 접점을 넓혀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류 회장은 22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한국경제연구원 인력이 상당히 축소됐다. 인력을 충원해 다른 연구기관과 경쟁하는 것보다, 다수의 국내외 경제연구원과 협업을 통해 연구를 아웃소싱해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확보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전경련은 임시회의를 열어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고, 새 회장에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하며 대대적 쇄신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한경협으로의 새출발은 정관 개정에 대한 주무관청의 승인이 예정된 9월이 될 전망이다.

전경련 쇄신의 핵심 중 하나는 싱크탱크화다. 싱크탱크는 특정 집단이나 세력의 사회적 이익 실현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주된 목적으로 하고, 정책 형성에 필요한 정책 지식을 가공하고 생산해 내는 조직체를 뜻한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기업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수준의 수동적 연구를 진행한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선제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정책 개발과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경련은 산하 경제·기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는 안건도 이날 의결했다. 

류 회장은 향후 전경련이 벤치마킹할 싱크탱크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꼽았다. CSIS는 브루킹스 연구소, 헤리티지 재단 등과 함께 거론되는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류 회장은 CSIS 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전경련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헤리티지 재단이 많이 언급되지만, 개인적으로 CSIS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며 "뉴트럴하고 모든 분야 이슈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특히 대북 관계 등 우리나라에 필요한 정보 많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류 회장은 전경련이 한경연을 흡수·통합하며 복귀하게 된 4대 그룹에 대해 "기업들이 어려운 선택을 했다. 일각에서는 '꼼수'라고 이야기 하는데,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4대 그룹 오너들과 특별히 나눈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전경련을 국민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경제협회로 되돌리자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의견이 모였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입을 열었다. 그가 이끄는 풍산그룹은 재계 순위 70위권으로, 전경련 수장을 맡기에는 다소 중량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몇 대 그룹이냐보다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풍산이 만드는 제품은 글로벌 1위라고 생각한다. 자부심이 있다"며 "(재계 순위가) 중간이라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생각도 있다. 위와 아래를 잇는 연결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당발로 소문난 류 회장은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회원사의 가교 역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전경련에 해외와 통할 창구가 없었다. 제가 창구가 돼 회원사들이 필요하다면 매칭도 해주는 등 가교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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