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8.23 13:43

올해 성장률 1.4% 조정할까…중국 부동산 리스크 변수 떠올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 13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 13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3.50%인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이날 수정경제전망도 내놓는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4%,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각각 제시했다.

우선 기준금리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뒤 2월과 4월, 5월, 7월까지 연속된 4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역대 최대인 2.0%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 차가 부담이긴 하나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동결이 예상되고, 중국발 리스크와 안정된 국내물가 등을 고려하면 5연속 동결 가능성이 높다. 

이미 증권가는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동결이 예상된다"며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중국경기 불안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기준금리 또는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유인은 적다"며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했다. 특히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 추가 확대 여부도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금리 차가 환율, 금융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증명됐고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금리 차보다 연준의 스탠스가 중요하다'는 발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도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2%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들은 물가지표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한은이 현 금리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날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도 다시 내놓는다. 현재 제시 중인 올해 성장률은 1.4%인데 큰 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 또는 0.1%포인트 정도의 하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중국 부동산 경기 불안이 우려되나 아직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는 이른 만큼, 이번 전망에 곧바로 반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재 성장경로는 1.4%에 부합한 흐름으로 판단된다. 올해 우리나라 상반기(1~6월) 성장률은 0.9%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 0.3%, 2분기 0.6% 각각 성장하면서 상반기 성장률은 5월 전망치(0.8%)보다 양호했다. 시장 예상치도 넘어섰다.

하반기 성장률이 1.7%를 기록하면 연간 1.4% 달성이 가능하다. 산술적으로 3분기, 4분기 연속 전기 대비 0.7% 가량 성장하면 되는데 3분기 성장률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8월 경제 브리프를 통해 "2분기 모든 지출항목이 감소세를 나타냈던 국내 GDP는 3분기에는 민간소비와 수출이 반등하고 투자도 개선되면서 성장률이 전기 대비 1.0%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간 기준으로 국내 경제는 반도체 등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겠으나,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소폭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1.5%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5%로 제시 중인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월 5.2%로 시작한 물가 상승률은 6월과 7월 2%대로 안정화되면서 1~7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3.7%까지 낮아졌다. 물가는 8월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다소 우려되나 연간 3.5%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10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3.4%)보다 상향했지만, 한은과 같은 3.5%를 제시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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