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8.24 13:41

"가계부채 관리 노력…본인 감당수준 고려해 부동산 투자해야"

이창용 한은 총재가 24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창용 한은 총재가 24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한은 기준금리가 금융통화위원 만장일치로 동결됐다"고 밝혔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이후 2월과 4월, 5월, 7월, 8월까지 5번의 연속된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금통위원 6명 모두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 열어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내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오히려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예상보다 더 늘었다"며 "정부와 함께 미시정책을 점검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총량이 올라가지 않도록 조정하겠다. 미시정책으로 대응해보고 더 크게 늘면 거시정책을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계부채로 인한 국가신용등급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국가신용등급은 가계부채뿐 아니라 여러 요인을 본다"며 "걱정하는 것은 등급 하락보다는 가계부채가 더 올라가면 성장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GPD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 수준을 넘어가면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에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며 "현재 105%에서 101%까지 내렸는데 이게 100% 밑으로 가고 90%를 거쳐 점진적으로 8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기본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총재 부임 당시 취임사에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가계부채 연착륙'을 언급했다"며 "한은 총재가 된 이유 중 하나인 만큼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대출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금리가 더 떨어지고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면서 대출을 받자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지난 10년처럼 금리가 1~2%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낮은 금리를 예상해서 집을 샀으면 조심해야 한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1.4%로 제시했다. 5월 수준을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은 2.3%에서 2.2%로 낮췄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유지 배경에 대해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 파산 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예상했던 중국 성장률과 지금 수준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불확실성이 커졌고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7월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상황은 아닌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경제가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고 유가 문제도 있어 내년 성장률은 낮췄다"며 "10월에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장률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1.4%를 2000년 이후로 보면 코로나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이후 3번째로 낮은 것이나 세계 성장률도 올해가 네 번째로 낮다"며 "경기가 나쁜 건 사실이지만 다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만 성장률이 낮아서 금리나 재정으로 보완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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