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8.25 16:45

하태경 "퇴임했어도 대외 정책 일관성 지켜야"…박원석 "文, 하태경 급 아니지 않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하태경 의원 때문에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썼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첫 입장 표명이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자들이 입는 경제적 피해에 대해 강력한 지원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에는 페이스북에 신진서 9단의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글을 남긴 지 약 네 시간 만에 1000여개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그중에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날인데 한가하다'는 취지의 비판 내용도 있었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비판받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도 한국 바다에는 영향이 사실상 없다는 걸 알고 계실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래서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결론을 따르겠다고 한 것이고 그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자분들도 이제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하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답변 형식의 글이 나오자 하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대통령 문재인과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다른 사람이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4월 19일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서 된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밝혔다. 강경화 전 장관은 2020년 10월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은 일본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라고 말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이자 정책이었다. 그리고 이 사안에 관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 시절 본인의 정책과 다른 말씀을 하시다니요"라며 "아니면 정의용, 강경화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정책을 협의도 하지 않고 개인 의견을 공식석상에서 밝힌 것이냐, 비록 퇴임은 하셨지만 대외 정책에 대한 일관성은 지키셔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처럼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과 하태경 의원이 온라인상에서 공방을 주고 받는 양상이 되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직 대통령이 현직 의원의 얘기 꼬리를 딱 물고 들어가 '내가 이래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는 건 정치적으로 손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하태경 의원의 정치적 중량감만 키워준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박 전 의원은 또 "어떤 대목에서 (문 전 대통령이) 화가 나셨는지 알겠지만 하태경 의원이 다선의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전직 대통령이 여당 의원하고 놀 급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민주당 의원이 대응해도 될 일을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선 건 그렇게 적절치는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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