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9.04 13:36

뉴스타파, 작년 3월 6일 '김만배 인터뷰' 공개…MBC, 7일 뉴스데스크에서 네 꼭지 보도

천화동인 6호 실소유자로 지목된 조우형씨가 지난 5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이해충돌방지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특경법(배임)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지만 5월 5일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사진=뉴스1)
천화동인 6호 실소유자로 지목된 조우형씨가 지난 5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이해충돌방지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특경법(배임)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지만 5월 5일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2021~2022년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에 빠지게 되자 민주당은 당시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주임 검사였던 윤 후보가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나 커피를 타 주고 수사를 무마했으니, 윤 후보에게 원죄(原罪)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현재 검찰은 이 프레임이 '김만배씨가 기획하고 만든 가짜 뉴스'라는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짜 뉴스는 2021년 9월 이후 시작된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서 두세 달 만에 허위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조우형씨는 2021년 11월 "나는 윤석열 검사가 아닌 박모 검사를 만났다"며 이른바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를 부인(否認)했다고 한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남욱 변호사도 그해 11월에는 "그런 얘기를 김만배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가 "조씨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가 아니라 착각한 것"이라고 번복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윤석열 커피' 주장을 계속 확대 재생산했고, 당시 친(親)민주당 언론들은 대장동 관계자 또는 검찰발 기사로 이를 확산시키면서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주장이 사실인 듯이 유포하는데 일조했다. 아울러 당시 '문재인 검찰'은 조우형씨 조사 등을 통해 허위임을 확인했으면서도 이를 방치해 가짜 뉴스를 묵인·조장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지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많다.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나 '윤석열 커피'관련 허위 인터뷰를 한 것은 2021년 9월 15일이었다. 그해 10월 초부터 일부 언론이 '윤석열 부실수사 의혹 보도'를 내보냈고 이재명 후보는 같은 달 1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 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또 같은 달 18일 경기도 국감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명백한 부실 대출이었는데 윤석열 후보가 주임 검사로서 수사를 하면서 이 부분(대장동)을 뺐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커피' 보도는 대선 직전까지 계속됐다. JTBC는 2022년 2월 21일 "남욱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커피 타줬다고 조우형씨가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나흘 후 TV토론에 나와 윤 대통령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느냐"고 물음으로써 이를 기정사실화하려고 했다.

JTBC는 그해 2월 28일에도 같은 내용의 보도를 했다. 하지만 JTBC가 보도한 남욱씨 진술은 그가 2021년 11월에 했던 초기 진술이다. 당사자인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가 부인하고, 남씨가 12월 조씨와 대질 조사에서 "조씨에게 듣지 않아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신학림씨의 '김만배 인터뷰' 녹음파일 편집본과 내용을 공개했다. 그날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 뉴스타파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널리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이로 인해 같은 날 밤부터 인터넷 게시판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 내용이 급속히 퍼졌다.

MBC는 다음 날인 3월 7일 뉴스데스크에서만 관련 기사 네 꼭지를 보도했다. 당시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도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만배씨 발언을 비롯해 반복적으로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주장의 일관성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주장은 그만해야 한다"고 선동했다.

지난 1일 신학림씨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김만배 인터뷰 내용'이 가짜라는 게 알려지자 MBC 제3노조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대선 직전엔 뭘 믿고 네 꼭지나 할애해 김만배씨의 말을 그대로 틀어줬는가"라며 "MBC 뉴스데스크가 사실상 그들과 한배를 탔다"고 규탄했다. 

한편, 신씨는 "대선 직전에 보도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씨는 "내가 쓴 책 세 권을 팔고 받은 돈으로,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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