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9.04 16:25

문 전 대통령, 연이어 홍범도 흉상 이전 '우려 표명'

우리 군(軍)이 육군사관학교 뿐만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뉴스1)
우리 군(軍)이 육군사관학교 뿐만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이전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서자 대통령실은 4일 "이 문제는 대통령실이 나서지 않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해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 모신 것은 우리 국군이 일본군 출신을 근간으로 창군된 것이 아니라 독립군과 광복군을 계승하고 있으며, 육사 역시 신흥무관학교를 뿌리로 삼고 있음을 천명함으로써,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을 드높인 일"이라며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숙고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정부와 국방부 일각에선 홍범도 장군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소련 공산주의 세력과 손을 잡았던 전력을 고려할 때 그 흉상을 국방부 등에 설치해온 것이 부적절하다는 인식하에 육사 교정에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려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부처와 기관에서는 6·25 전쟁 당시 국민을 피로써 지킨 이들을 기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된 분위기다.

이 같은 기류 속에서 문 전 대통령의 홍 장군 관련 발언이 나오면서 문 전 대통령이 정부와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는 양상이다. 향후 문 전 대통령 측과 야당인 민주당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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