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9.05 09:55

"10월 이후 다시 안정화 전망…추석물가 안정 총력 대응"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3%대로 반등했다. 7월 중순부터 큰 폭으로 상승한 국제유가와 호우·폭염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이 물가상승률을 3%대로 끌어올렸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도 1.0% 올랐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9월(2.4%)에서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2022년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3월(4.1%)과 4월(4.8%)에는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과 7월(6.3%)에는 6%대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석유류 가격 안정세 영향으로 작년 12월 5.0%까지 둔화했던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5.2%)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공공요금 상승 영향으로 반등했으나,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로 하락했다.

4월(3.7%)에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고 6월(2.7%) 2%대에 진입했다. 7월(2.3%)에는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8월(3.4%)에는 반등했다. 올해 1~8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3.7%로 집계됐다. 한은의 연간 물가 전망은 3.5% 수준이다.

향후 물가 흐름을 살펴보면 9월에는 국제유가·기상여건 등 높은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으나,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 안정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 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며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가격도 안정되면서 4분기 중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3.9%, 서비스는 3.0% 각각 상승했다.

우선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2.7% 올랐다.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축산물(-2.7%)은 내렸으나 농산물(5.4%)과 수산물(5.8%)이 올랐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1.1% 내렸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1년 전에 비해 사과(30.5%), 쌀(7.8%), 수박(18.6%), 복숭아(23.8%), 고구마(22.0%), 고등어(9.7%), 고춧가루(9.3%) 등은 오르고 국산쇠고기(-6.0%), 배추(-16.7%), 수입쇠고기(-7.3%), 마늘(-13.0%), 호박(-18.3%), 무(-12.6%), 달걀(-3.4%)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의 경우 석유류(-11.0%)가 내렸으나 가공식품(6.3%)이 오르면서 2.6% 올랐다. 석유류는 경유(-16.9%), 휘발유(-4.6%), 자동차용LPG(-20.1%), 등유(-16.9%) 등을 중심으로 지난 2월부터 하락 중이다. 다만 전달과 비교하면 8.1%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25.0%), 도시가스(21.4%), 지역난방비(33.4%) 위주로 21.1% 상승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파로 20%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0.2%)와 공공서비스(1.7%), 개인서비스(4.3%)가 모두 올라 1년 전에 비해 3.0% 상승했다.

집세는 월세(0.8%)가 오르고 전세(-0.3%)가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유치원납입금(-7.7%), 국제항공료(-10.9%) 등이 내렸으나 시내버스료(8.1%), 택시비(19.1%) 등이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그간 누적된 원가 부담으로 외식(5.3%)과 외식외(3.6%)가 전부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4.9%), 구내식당식사비(7.7%), 생선회 외식(4.9%) 등은 오르고 승용차임차료(-14.9%), 국내단체여행비(-10.5%), 자동차보험료(-2.0%), 국내항공료(-12.5%) 등은 내렸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4.63으로 1년 전에 비해 3.9% 상승했다. 7월(1.8%)에는 27개월 만에 1%대로 둔화했으나 한 달 만에 3%대로 확대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도 3.3%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0.67로 3.9% 상승했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9.25로 3.3% 올랐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작년 7월 정점(6.3%) 이후 소비자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7월 중순부터 큰 폭으로 상승한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고 호우·폭염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일시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8월 물가가 상승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제유가는 아직 변동성이 큰 상황이나 8월 중순 이후로는 80달러대 중후반에서 등락 중이고 이에 따라 국내 석유류 가격도 8월말부터는 상승세가 둔화된 모습"이라며 "호우·폭염 등 영향으로 상승했던 농산물 가격은 기상여건이 개선되면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8월 초 급등했던 상추·배추 등 가격은 최근 고점 대비 10% 정도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 둔화흐름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부터는 물가가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키로 했다. 특히 지난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에 따라 추석 수요가 큰 20대 성수품 가격을 작년 대비 5% 이상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관계부처가 함께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상황을 일일점검하면서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도 신속히 강구할 방침이다. 

오는 6일부터는 닭고기 추가 할당관세 물량 3만톤을 도입하고 7일부터는 사과, 배 등 2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6만톤 규모로 공급한다. 28일까지는 역대 최대인 67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행사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

이날 열리는 국무회의를 통해 예비비 800억원이 확정되면 오는 11일부터 연말까지 수산물 할인지원율을 온·오프라인은 30%로,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는 40%로 각각 확대해 수산물을 최대 60%까지 할인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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