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09.05 14:00

'지크 브랜드 데이' 개최…박상규 사장 "전기차용 윤활유·액침냉각 톱티어 될 것"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개최한 지크 브랜드 데이에서 미래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개최한 지크 브랜드 데이에서 미래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SK엔무브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확장해 전력효율화 시장 선점에 나선다. 내연기관 엔진오일 시장을 넘어, 오는 2040년 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력효율화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SK엔무브는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미래 사업 비전 발표회인 '지크 브랜드 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을 비롯한 SK엔무브 임직원과 언론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1995년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윤활유 브랜드로 출발한 지크는 앞으로 미래 에너지 핵심인 전력 효율과 관련된 모든 플루이드(액체·기체)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지크 브랜드로 엔진오일 시장뿐 아니라 전력효율화 시장을 새롭게 열겠다"며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알짜기업이자 1위 기업을 넘어, 미래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강조했다.

SK엔무브가 ZIC를 통해 새로 진출할 영역은 전력효율화 시장이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 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ZIC e-FLO'라는 이름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가시화된 시장은 전기차용 윤활유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역시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SK엔무브는 2040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 저항을 줄여 전비(전기차 복합에너지소비효율)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 원료 경쟁력과 앞선 기술력을 통해 이미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용 'ZIC e-FLO'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사용되는 모습. (사진=정민서 기자)
전기차용 'ZIC e-FLO'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사용되는 모습. (사진=정민서 기자)

SK엔무브는 전력효율화 시장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열관리도 선제적으로 공략한다. 전기 사용량이 늘고 장비 밀집도가 높아짐에 따라, 발열을 제어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열관리는 점점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허정욱 SK엔무브 경영기획실장은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이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기존 냉각 방식과의 차이에 대해 서상혁 SK엔무브 e-플루이드 마케팅실장은 "쉽게 말해 우리가 더울 때 선풍기로 열을 식히는 것과 냉탕에 입수하는 것 정도의 차이"라며 "데이터센터의 경우,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 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고, 냉각만 놓고 보면 약 9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향후 개화할 액침냉각 시장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올라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박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 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SK엔무브의 고급 윤활기유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액침냉각용 지크 열관리 플루이드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가 냉각시키는 모습. (사진=정민서 기자)
액침냉각용 지크 열관리 플루이드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가 냉각시키는 모습. (사진=정민서 기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기존 내연기관용 지크의 경쟁력도 지속 강화한다. 이중우 e-플루이드사업관리실장은 "유럽·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지만, 동남아·서남아·중동 등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비전동화 시장을 새로 발굴하기 위해 SK엔무브는 ▲성장지역에 집중한 활동 전개 ▲프리미엄 제품 집중 ▲고객 니즈 집중 등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SK엔무브는 윤활유를 뜻하는 루브리컨츠에서 SK엔무브로 사명을 변경하고 '에너지 효율화 기업'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수립한 바 있다.

박 사장은 "SK엔무브는 2009년 윤활유 사업 분사 이후 14년간 흑자를 이어온 알짜기업으로 일상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이 곧 에너지 효율화고,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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