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9.13 10:03

한국물가정보 "햇상품 본격 출하이후 구매하는 게 좋아"

(자료제공=한국물가정보)
(자료제공=한국물가정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작년보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서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지난해보다 9000원(3%) 오른 30만9000원, 대형마트는 7990원(2%) 오른 40만328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차례상 물가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올 설에 이어 추석 차례상 물가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높은 물가를 체감케 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작년 추석 가격 상승의 주범이었던 채소류 가격은 크게 하락한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쌀과 밤 가격은 올랐다. 올해는 가격변화가 크게 없는 수산물류와 공산품에서도 변동이 있어 소폭이지만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특히 올해는 이른 장마로 착과율(과실나무에 과일이 열리는 비율)이 떨어져 가을철 과일 가격대가 높게 형성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여름 전부터 나왔는데 전망대로 전년 대비 가격대가 껑충 뛰었다. 배보다는 사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사과의 경우 이른 장마부터 가을장마까지 이어지며 일조량이 부족해 제대로 익지 못한 데다 잎과 열매를 감염시키는 탄저병이 심하게 들었다. 더구나 뒤늦게 찾아온 가을 태풍으로 낙과 피해까지 발생해 공급량이 많이 줄었다. 밤도 악천후로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이 올랐다.

쌀 가격도 올랐다. 지난해 가격이 크게 내렸던 쌀은 올해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소치를 기록할 만큼 벼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올여름 극심한 호우에 더해 가을장마, 태풍과 폭염 등 기상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

반면 최근 몇 해 기상악화로 이례적인 가격 상승을 보였던 나물류와 채소류는 올해 차례상 물가 방어에 크게 일조했다. 장마 이후 날씨가 안정된 덕분에 품질이 회복되고 공급량도 증가한 가운데 태풍 피해가 우려됐던 여름철 채소류 주요 산지인 중부지역과 강원도 고랭지 지역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것도 채솟값 하락을 견인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올해 추석은 비교적 늦은 편이지만 여름철 기상악화로 아직은 생산량이 적어 가격대가 높으니 햇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된 후 가격대가 안정되고 나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며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통 차례상 모습.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전통 차례상 모습.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추석 차례상 부담을 덜기 위한 '추석 민생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추석 성수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주요 성수품 가격을 작년 대비 5%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역대 최대 소비활성화 예산을 투입해 소비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배추, 무, 사과, 배, 양파, 오징어, 돼지고기 등 2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톤 공급한다. 사과 1만5000톤, 배 1만3000톤, 돼지고기 6만2381톤, 소고기 2만4000톤, 닭고기 1만6153톤, 명태 8000톤, 오징어 2000톤 등을 9월 7일부터 27일까지 공급한다.

주요 성수품 및 가격불안 품목에 대한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인 670억원을 투입하고 업계 자체 할인 등과 연계해 30% 이상 체감 가격 인하를 추진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국민 우려가 있는 수산물에 대한 소비 활성화를 위해 역대 최대인 14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외에도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6일간의 연휴를 보장했으며 추석 연휴(9월 28~10월 1일)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KTX·SRT 역귀성(30~40%)·가족 동반석 할인, 지자체 및 공공기관 주차장 개방, 하반기 숙박쿠폰 60만장 지원, 추석 당일 프로야구 입장권 최대 50% 할인 등의 지원정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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