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09.15 08:00

SK그룹·울산상의, '2023 울산포럼' 개최
인구 감소·청년 유출·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주제로 열띤 토론 펼쳐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 참석해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 참석해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울산을 '노잼'이 아닌 '유잼' 도시로 만들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울산의 기반인 제조업으로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ESG, 함께 만드는 울산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3 울산포럼'에서 최태원 SK 회장은 청년들의 울산 유입을 위한 해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2회째인 울산포럼은 SK그룹이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지역포럼이다. 올해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자 본 포럼에 앞서 사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포럼 주제 역시 실천방안 논의에 중점을 뒀다.

이번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SK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SK구성원 외에 울산지역 대학생, 시민 등 7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과 김준(왼쪽에서 열 번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이윤철(왼쪽에서 열두 번째)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 폐막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과 김준(왼쪽에서 열 번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이윤철(왼쪽에서 열두 번째)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 폐막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최 회장은 이날 "향후 울산포럼은 제조업 중심 도시라는 울산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울산의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는 포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럼을 마치며 소감에 대해 묻자 "지역포럼이 흔하지 않은데 울산포럼을 보면서 지역을 포럼화하고, 토의를 통해 이 안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아간다는 희망을 봤다"며 "울산포럼이 잘 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회사를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대신한 그는 '울산포럼에서 나온 논의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과 향후 울산포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말에 "울산은 제조업 중심 도시로 이것이 곧 울산이 가진 강점"이라며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 인공지능(AI) 중심의 소프트웨어 메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종류가 다르고 프로세스도 다르지만 울산 지역의 제조업 데이터를 끌어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AI 중심으로 도시가 탈바꿈하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이 직접 새로운 제조업 모델을 만들어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딱딱하고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가 있는 곳이 아니라 멋있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람들이 제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고, 울산이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왼쪽에서 두 번째)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 참석해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최태원(왼쪽에서 두 번째)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 참석해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다음으로 여성 일자리 문제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자신을 울산에 거주하는 여성 취준생이라고 소개한 질문자는 오전 세션에서 울산 제조업의 남녀 성비가 95대 5라는 다소 충격적인 통계 자료를 봤다며, 내 일자리가 있을까 하는 불안함을 느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타 산업군에 비해 제조업이 아직까지 여성 근로자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거 같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해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앞으로 제조업은 달라질 것이고, 제조업의 혁신 과정에서 보면 남녀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지 않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AI와 같이 제조업 혁신을 이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밖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이 어렵다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ESG를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면 ▲E는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 ▲S는 사람 그 자체 ▲G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라며 "사람을 사람답게 대해주는 등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울산 포럼을 전국적으로 상의 차원으로 확대할 계획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최 회장은 "어떤 지역에서 '이런 포럼을 열고 싶다' 하면 대한상의 차원에서 서포트 해드리고, 같이 지역포럼 활성화하면 될 것"이라며 "국가 전체를 생각하기보다 각 지역의 문제들을 취합하면 또 다른 차원의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서 '청년행복, 산업수도의 변화'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서 '청년행복, 산업수도의 변화'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서 기자) 

질의응답에 앞서 포럼 참석자들은 '청년 행복, 산업 수도의 변화'와 '동반성장, ESG 넥스트 전략'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청년들을 다시 울산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생산 효율성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행복을 같이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청년·지방자치단체·기업·학계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또 ESG가 이제는 단순 선언이 아닌 규제와 규범이 되면서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됐고, 이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울산포럼과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개최된 울산포럼은 SK그룹 최초의 지역포럼이다. 올해로 7회째 개최한 그룹 내 대표 지식경영·소통 플랫폼인 이천포럼의 경험과 지식을 지역 사회와 나누기 위한 시도다. 이천포럼은 지난 2017년 최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토론의 장으로 제안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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