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9.18 10:09

모바일 학생증 통한 전자출결, 학사 공지 등 유용
경쟁은행, 대학 주거래은행 지위 뺏길까 '전전긍긍'

(사진 제공=신한은행)
(사진 제공=신한은행)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신한은행이 대학가 접수를 시작했다. 대학생 전용 모바일 플랫폼 ‘헤이영 캠퍼스’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주거래은행 탈환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한은행은 총 13개 대학과 헤이영 캠퍼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2년 업무협약 체결 대학은 6곳으로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손을 잡은 대학이 2배를 넘은 것이다.

헤이영 캠퍼스는 지난 2022년 2월 첫 등장했다. 주요 기능 중 모바일 학생증은 비콘, NFC, QR 기반의 전자 신분증 기능을 적용해 기존 플라스틱 학생증을 대체하고 전자출결 등의 학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PC에서만 제공되던 주요 학사 기능을 추가해 ▲성적·시간표·학사일정 등의 조회가 가능한 학사관리 ▲도서관 열람실 좌석 및 스터디룸 이용이 가능한 도서관 이용 ▲학교 게시판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부가 편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헤이영 캠퍼스는 대학의 정체성을 반영한 앱 테마, 나만의 모바일 학생증 꾸미기 등 대학 및 학생 대상 커스터마이징이 장점이다.

헤이영 캠퍼스는 숙명여대에서 먼저 도입됐으며 이후 신한은행과 주거래은행 계약을 맺은 대학가로 빠르게 퍼졌다. 

시중은행이 신한은행의 헤이영 서비스를 경계하는 이유는 주거래은행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 조선대는 최근 50년 동안 동고동락한 광주은행을 버리고 신한은행과 주거래은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이달 1일부터 2028년 2월까지 조선대 임직원과 학생들의 자금을 관리한다.

조선대가 주거래은행을 바꾼 배경에는 헤이영 서비스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학은 구축에 따른 비용 부담이 없고 유지보수에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재정적으로 취약한 지방대학 입장에선 후원금 성격의 협력사업비를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주거래은행을 바꾼 요인으로 꼽힌다.

신한은행도 약 2만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예금을 유치할 수 있는 만큼 헤이영 캠퍼스 구축 비용은 투자란 인식이 높다.

대학의 변심은 지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최근 중앙대와 헤이영 캠퍼스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정상혁 은행장이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대의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다. 당연히 우리은행 입장에선 이번 행보가 달갑지 않다.

우리은행은 2018년에도 홍익대 주거래은행 지위를 신한은행에 뺏긴 경험이 있다. 자칫 중앙대까지 잃을 경우 서울지역 대학교 주거래은행 점유율 1위라는 자리도 불안하다. 우리은행은 현재 서울지역 14개 대학과, 신한은행은 8개 대학과 주거래은행 계약을 맺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한은행의 헤이영 캠퍼스는 금융 기능이 없기 때문에 타 은행이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학에서 주거래은행을 재선정하는데 은행의 부가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대학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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