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0.11 14:03

"반도체 회복으로 제조업 부진 완화…유가 상승 '소비여력' 제약할수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제에 대해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외 변수에 중동 불안이 추가되면서 향후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KDI는 11일 'KDI 경제동향 10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반도체생산이 일부 회복되면서 제조업의 부진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회복흐름을 보이면서 부진 탈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은 이르면 10월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늦어도 11월에는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다만 9월 수출의 전년동월 대비 감소율은 4.4%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0월 들어서도 수출 감소는 지속됐다. 1~10일 기준 수출은 1.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은 9.2% 늘었다.

수출 반등 기대는 반도체 회복에 주로 기인한다.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올해 1, 2월 60억달러대로 떨어졌으나 9월에는 99억달러까지 회복해 지난해 10월(92억달러)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일평균수출도 석 달째 증가 중이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DDR5·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월간 100억달러 회복이 가까워졌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KDI는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KDI 경제평가에는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반영되지 않는 만큼 대외 불확실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팔 사태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요동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일에는 0.41달러(0.47%) 하락했으나 여전히 배럴당 80달러를 크게 웃돈다.

KDI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올해 7월 2.3%까지 낮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 상승과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오름세 등의 영향으로 8월(3.4%)과 9월(3.7%) 3%대로 반등했다. 9월 석유류가격은 전달보다 4.0% 올랐다.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11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87.33원이다. 서울 지역은 1865.50원으로 1800원을 훌쩍 넘었다. 이에 정부도 10월 말까지 한시 적용 예정인 유류세 인하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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