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10.14 00:15
금환일식 경로 (사진제공=엑스플로러토리엄)
금환일식 경로 (사진제공=엑스플로러토리엄)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일식은 달이 태양을 가리는 천문현상이다.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로 오면서 태양 빛을 차단해 나타난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오랜 세월 여러 나라와 문명에서는 일식은 매우 불길하게 여겼다. 중요한 상징인 태양이 무엇인가에 의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일식을 태양신 라의 숙적인 아포피스가 라를 삼키는 것이라 해석했다. 일식에서 다시 태양이 나오는 것은 아포피스에 먹힌 라가 다시 부활해 아포피스의 배를 찢고 나온다고 생각했다. 동양에서는 일식을 용이 태양을 삼키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일부러 요란한 소리를 내서 용을 쫓기 위한 구식례란 의식을 치렀고, 일식이 끝난 후에는 태양을 지켜냈다는 의미에서 축제를 벌였다.

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과 태양의 일부만 가리는 부분일식, 달이 태양의 중앙에 위치하나 완전히 가리지 못하는 금환일식이 있다. 미국에서는 금환일식을 '불의 고리'라고 부른다. 

14일 아메리카 대륙 전역에서 금환일식이 일어난다. 오전 9시 13분(한국시각 15일 오전 1시 13분) 미국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일식이 시작된다.

금환일식은 미국 오리건주에서 시작해 유타주, 네바다·뉴멕시코·텍사스주에서 관측할 수 있다. 중앙아메리카의 멕시코와 벨리즈, 온두라스, 파나마에서도 이어진다. 이후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와 브라질 북부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서 부분 일식을 관측할 수 있지만 완전한 '불의 고리'는 미국 북서부에서 중앙아메리카를 거쳐 브라질로 향하는 폭 200㎞ 경로에서만 볼 수 있다.

이번에 관측되는 금환일식은 태양을 가리는 달의 공전궤도가 지구로부터 가장 멀 때 발생한다.

달은 14일부터 4.5일 동안 지구와의 원지점(궤도가 지구에서 가장 먼 지점)인 39만7037㎞를 지난다. 달은 지구를 타원형 궤도로 돌기 때문에 근지점(35만6371㎞)도 존재한다. 달이 근지점에 있을 때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있다면 개기일식이 관측된다.

금환일식은 개기일식처럼 하늘이 극적으로 어두워지지 않는다. 개기일식에서 볼 수 있는 태양의 상층 대기인 채층이나 그 위로 확산하는 코로나도 볼 수 없다. 지구처럼 보이는 위성과 태양의 크기가 비슷한 행성을 찾기 힘든 만큼 일식은 우주적으로도 희귀한 현상이다.

미국에서 이번 일식을 관찰한다면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일식을 관찰할 때 하늘이 어두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맨눈으로 보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일식을 자세히 관찰하려 태양을 오래 응시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안구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선글라스를 끼는 것도 안 되며 '일식용 안경'을 마련해 착용해야 한다. 태양을 직접 보지 않고 일식을 볼 수 있는 핀홀 프로젝터를 만들거나 색 셀로판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에서는 2020년 6월과 12월에 걸쳐 두 차례 부분 일식이 관측됐다. 다음 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시기는 2030년 6월 1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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