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0.23 10:31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순방 효과에 힘입어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연간 누적 수주액이 4년 연속 300억 달러를 돌파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속한 중동은 우리 건설기업의 해외 수주 텃밭으로, 국내 건설 실적 부진을 털어내기 위한 보고(寶庫)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불안해진 중동 정세와는 달리 300억 달러 달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순방과 함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동안 형성한 네트워크를 통한 수주 지원이 결실을 볼 확률을 더 높게 전망하는 상태다. 다만 프로젝트 발주 지연 등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23일 해외건설협회(해건협)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 누적액은 235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224억 달러)보다 5% 증가했다. 이는 3분기 누적 수주액으로 비교했을 때 지난 2015년의 345억 달러 이후 최고치다. 공사 건수는 2022년 1~9월 402건에서 올해 1~9월에는 443건으로 늘었다.

해건협은 지난 6월 사우디에서 51억 달러 규모의 대형 산업 설비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에서의 수주 증가 모멘텀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사업 발주·시공사 선정 등에 신중한 분위기로 발주·입찰 결과 발표가 지연돼 전년 대비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기업이 선별적 입찰 참여 경향을 보인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국내 제조사의 해외 공장 건설이 수주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했으며 기존 공사 증액 규모가 과거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해건협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글로벌 위험이 발발했지만 아직은 각 주요 건설사가 목표한 바대로 (수주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4년 연속 연간 30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삼았는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발 추가 수주도 예측된다. 사우디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은 사우디의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중점 협력 국가 중 하나로 건설·인프라 분야뿐 아니라 에너지, 투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사우디가 네옴과 같은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도 한국 기업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장관 역시 사우디에서 우리 기업 수주 지원에 나선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우리 기업을 세일즈한 바 있다. 올해 1~9월 우리 기업의 중동 수주 누적액은 8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66억 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사 건수는 24건에서 31건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목표인 3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 수주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이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 텃밭인 사우디 등을 방문하는 만큼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목표한 300억 달러 달성은 될 것으로 보이는데, 350억 달러 달성은 불확실해 보인다"며 "사우디 네옴 등 대형 프로젝트 물량이 얼마나 풀릴지에 따라 상황이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국제 정세를 감안해 프로젝트 발주 지연 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