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0.27 15:26

전장,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생활가전 3분기 영업이익 2배 이상 증가

LG본사 트윈타워. (사진제공-LG전자)
LG본사 트윈타워.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LG전자가 가전 및 TV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도 3분기에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제품 경쟁력을 토대로 점유율을 더욱 늘리고 영업이익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의 실적 호조에는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장도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통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LG전자가 27일 공시를 통해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3.5% 늘어난 996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은 20조709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에 비해 2.2% 감소했다. 

◆증권가 "LG전자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할 것"…'기대감 쑥'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3분기에 실적 호조를 기록했는데,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전자는 3분기에 매출 23조1052억원과 영업이익 88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매출은 당초 예상치에 비해 2조3958억원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085억원이 늘어났다. 

LG전자측은 호실적에 대해 "LG전자가 7월 2030 미래비전 발표 당시 3대 동력으로 제시한 ▲B2B 성장 ▲Non-HW 사업모델 ▲신사업 확보 등이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불황의 장기화에도 견조한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해 나간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30 미래비전은 가전을 넘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B2B 사업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올 들어 LG전자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B2B는 통상 소비자대상 사업 대비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 일단 한 번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락인(Lock-in) 효과를 통해 고객과 긴 호흡에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여건 속에서도 3분기 최고치인 전년 동기에 버금가는 수준의 역대급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B2B 사업을 특정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 그치지 않고 공급한 제품의 인접 영역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더하는 고부가 사업으로 확장하며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오는 2030년까지 B2B 매출액을 4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동안 성숙 사업으로 평가받던 가전, TV 등에 콘텐츠·서비스, 구독과 같은 논-HW 영역을 결합하는 사업모델 혁신은 높은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종전에는 판매 시점에 일회성 매출과 이익이 발생했다면, 이제는 전 세계 고객이 사용중인 수억 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변화하기로 했다. 

신사업 영역에서는 향후 잠재력이 높고 기존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 영역에 집중하며 투자와 육성을 가속화, 미래 추가적인 성장의 기회를 확보한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내년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비전의 3대 동력이 각각 ▲성장 주도(B2B) ▲수익 창출(논-HW) ▲기업가치 제고(신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미래비전과 함께 제시한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이상)' 목표가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평가했다. 

LG전자는 4분기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연말 성수기에 접어드는 주요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전장 사업을 앞세운 B2B 고성장을 지속하며 매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시장 내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교한 수요예측 기반의 효율적 사업 운영 기조를 통해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에도 주력한다.

◆증권가, LG전자 '외형 성장'·'이익구조 개선' 다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외형 성장과 이익구조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현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 주가는 전장(VS) 사업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좌우돼 왔다. 매출 비중은 연결 실적의 10% 수준에 불과하고 연간 적자 기조도 2022년에야 처음 벗어났지만 전장화 트랜드가 대두되고 전장 부품 탑재량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전적인 관심을 받아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4년은 VS 사업부가 개선된 수익구조를 선보일 첫 해인데, 기대감 만으로도 주가가 선행했던 VS가 비로소 실적을 통해 경쟁력을 시장에 증명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선 것"이라며 "VS의 수주 잔고와 수익성 모두 완연한 성장궤도에 진입했으며 핵심 경쟁력인 LG마그나E파워트레인 역시 이익 기여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 제품 경쟁력을 토대로 점유율 확대 및 마진 개선을 이뤄냈다. 전장에서는 역대 최대 이익률을 달성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화해 실적 가시성 및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매수 적기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3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가전 부문 경쟁력과 전장 부문 마진 개선을 고려해 2023년 및 2025년 영업이익을 각각 8.3%. 11.8%로 높인다"며 "전장 부문이 멕시코 신공장 가동 본격화 및 비용구조 안정화 등으로 5.4%의 이익률을 기록했으며, TV 부분도 시장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효율적인 판매 전략으로 양호한 이익률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각 사업 부문별 실적은

전장(V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2조5035억원, 영업이익 13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전장 사업은 연말 100조원에 육박이 예상되는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매출 규모를 확대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등 성장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해 처음 연간 매출액 10조원 규모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머지 않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부품 시장은 일시적 수요둔화 우려도 제기되나, VS사업본부의 성장동력인 전기차 전환 가속화 및 고부가 부품 수요 고속 성장은 여전히 기대되는 상황이다. 4분기 LG전자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고부가 프로젝트 대응에 주력하고,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위치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생산기지 가동을 본격화하는 등 성장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HE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3조5686억원, 영업이익 1107억원을 기록했다. 수요회복 지연에 대응하는 효율적 운영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연말 성수기에 앞선 판매 확대로 직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LCD 패널가 상승 등에도 마케팅 자원투입 효율화와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 성장에 따른 수익구조 다변화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

LG전자는 판매 시점에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던 제품 중심의 TV 사업에서 콘텐츠·서비스를 결합하는 고객 관계 중심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콘텐츠·서비스 사업 모수가 되는 웹OS TV는 2026년 3억대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B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1조3309억원, 영업손실 205억원을 기록했다. IT 수요둔화에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됐다. LG전자는 4분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을 앞세워 매출 확대에 나선다. 신사업으로 육성중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대한 투자도 중단 없이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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