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0.30 17:52
서울 시내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한 소비자가 샐러드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서울 시내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한 소비자가 샐러드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그동안 탄탄한 실적을 이어온 편의점 업계가 올해 3분기에는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늘어난 해외여행과 인건비‧전기료 등의 고정비용 부담이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의 올해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연결기준 매출 2조2196억원, 영업이익은 914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7.9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0.22% 줄어든 규모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같은 기간 매출은 3조1271억원으로 5.79%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28.65% 증가한 1127억원으로 점쳐진다. 다만 GS리테일의 영업이익 증가는 본업인 편의점보다 비편의점 사업이 주도한 것으로 관측된다. 편의점 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이 약 5% 줄었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편의점 업계의 실적 부진 요인으로 엔데믹 전환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를 꼽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국자는 993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35.6% 폭발적으로 증가(858만1000명)했다. 여기에 예년보다 잦은 비로 야외활동이 위축돼 판매에 악영향을 끼쳤다.

또한 음료, 숙취해소제, 아이스크림 등 고수익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못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간편식과 디저트 부문에서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아 수익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더욱이 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등 높아진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4분기는 통상적으로 편의점 ‘비수기’로 꼽혀 당분간 편의점 업계가 실적 부진에 놓일 조짐이다.

특히 GS리테일은 수백억원대의 과징금이라는 ‘시한폭탄’도 안고 있다. GS리테일은 이달 12일 납품업체들로부터 성과장려금과 판촉비 명목 등으로 35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첫 재판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2월 GS리테일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으며, 차후 결과에 따라 GS리테일의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 점포와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세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 점포와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세븐)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어려움을 신규점 출점 확대와 PB(자체브랜드) 상품 확대 등으로 극복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의 세븐일레븐 점포 전환이 진척을 보이며 현재까지 80%대의 전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까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합병 시너지를 본격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CU는 상대적으로 출점이 덜한 지방 출점에 집중하고, GS25는 수도권 중심의 가맹점을 토대로 수익 증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고물가 추세가 지속돼 편의점 업계가 4분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가파른 외식 물가 인상에 간편식 수요가 늘고, 1인 가구가 편의점을 더 많이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배경이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PB상품 강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유통비와 마케팅비 등을 줄여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PB상품이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해 수요 확대를 이끌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장보기 부담이 커지면서 PB상품을 찾는 수요가 크게 증가해 NB(제조사 브랜드)제품 매출을 앞지르고 있다”며 “가성비를 극대화한 PB상품이 전례 없는 강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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