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11.08 13:14
서울시의 한 지하철역의 개찰구. (사진제공=김지향 서울시의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일부 구간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의 노조가 오는 9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8일 사측과 최종협상을 벌인다. 

사측과 서울교통공사노조 연합교섭단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최종 교섭에 나선다. 핵심 쟁점은 인력감축이다.

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안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인력 감축이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란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최종협상이 결렬될 경우 서울지하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을 할 수 있다.  지난해 노조는 11월 30일 하루 동안 파업을 벌였지만, 당일 협상이 타결돼 12월 1일부터 지하철을 정상운행한바 있다. 

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노조 연합교섭단은 지난달 12~16일 이뤄진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73.4%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지난 2일부터 준법투쟁을 시작했다. 

노조는 인력감축 철회, 안전인력 충원, 임금체계 개편, 4조 2교대 사수 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신당역 사건과 이태원 참사 1주기 등 최근 이어지는 공공장소 안전 위협 등을 이유로 사측의 2212명(정원 대비 13.5%) 인력 감축안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인력 감축에 대해선 협상의 여지가 없단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공사의 2022년 말 기준 누적 적자는 17조 6808억원, 자본잠식률은 61.9%에 달한다.

노조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사 노동이사를 공사가 서울시에 추천한 1~4위 후보 중 관례대로 1·2위를 선택하지 않고, 3위였던 MZ세대 노조인 올바른노조의 조은호 후보를 지명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올바른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단 입장을 밝혀왔다.

1∼8호선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출퇴근 대란'이 우려된다. 공사는 필수 유지인력과 파업 불참 인력, 대체인력을 확보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파업에 따른 안전 위협 요소를 점검하기 위해 '안전관리본부 대책반'을 24시간 가동한다.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서울 지하철 총파업을 하루 앞둔 8일 최종 교섭을 실시하는 가운데 'MZ노조'로도 불리는 제3노조 '올바른노동조합'이 파업을 비판했다. 

올바른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단체행동'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교통공사가 제시한 하반기 신규 인력 채용 축소 등에 대해서는 연합교섭단과 같이 반대하지만 연합교섭단의 요구에는 100%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8년 무기계약직의 공사 일반직 전환으로 인건비가 늘어난 것이 공사 재정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정규직이나 다름없는 무기계약직이 공사 일반직으로 '정치적 전환'을 해 갈등을 일으키고 조직의 비효율화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기존 직원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돌아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의 권리마저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기 올바른노조 기술본부장은 "노조는 공사와 서울시의 서울교통공사 정상화를 위한 조직개편 요구에 부분적 공감대는 갖고 있다"며 "비효율 분야의 자회사 분사에 따른 인력조정에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안전 필수인력 분야에 인원이 부족해 현장에 많은 고충이 따른다"며 "신규채용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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