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11.11 00:15
딩키네쉬(왼쪽)와 땅콩처럼 생긴 위성. 소행성 탐사 우주선 루시가 촬영했다. (사진제공=NASA)
딩키네쉬(왼쪽)와 땅콩처럼 생긴 위성. 소행성 탐사 우주선 '루시'가 최근 촬영했다. (사진제공=NASA)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021년 10월 우주선 '루시'를 아틀라스V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소행성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루시의 임무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트로이 소행성군'으로 불리는 8개 소행성을 탐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루시'가 첫번째 목표인 소행성 '딩키네쉬'(Dinkinesh)를 근접 비행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루시는 딩키네쉬에서 약 430㎞ 떨어진 지점을 초속 4.5㎞로 스치며 지나쳤다. NASA는 루시가 촬영한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면서 당초 한 개로 알려진 딩키네쉬의 위성이 두 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쌍둥이 위성은 매우 가까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하나로 보였던 것이다. 

딩키네쉬는 지름이 약  790 미터 정도의 작은 소행성이다.

천문학자들은 딩키네쉬를 1999년 발견한 이후 꾸준히 관찰해 왔다. 딩키네쉬 밝기가 변해 이 소행성이 다소 특이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 작은 소행성이 2개는 고사하고 위성이 있다는 사실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루시가 이번에 찍은 사진에 따르면 딩키네쉬의 달의 크기는 합쳐서 220 미터 정도에 불과했다. 

한 쌍의 천체가 땅콩처럼 붙어서 궤도를 돌 때 과학자들은 그것을 '접촉 쌍성'이라고 부른다.

접촉 쌍성은 지난 2019년에 해왕성 궤도 너머 카이퍼 벨트에서 발견된 바 있다. 각각 직경 22㎞와 14㎞로 '울티마'와 '툴레'라는 이름이 붙은 두개의 천체가 장축을 따라 결합된 형태였다. 천문학자들은 이번 발견으로 다른 소행성들과 혜성에서도 접촉 쌍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딩키네쉬의 위성의 두 부분이 크기가 대략 같다는 점이다. 접촉 쌍성 대부분은 한쪽이 크다. NASA 연구진은 "같은 크기의 천체 두 개가 어떻게 중력으로 묶여 서로 붙게 됐는지는 불가사의하다"고 말했다. 할 레비슨 루시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은 "말할 것도 없이 혼란스럽다"며 "이것은 과학계가 풀어야할 재밋거리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트로이 소행성군은 목성의 라그랑주점 L4와 L5 에 위치하는 소행성들의 집합을 말한다. 

1906년 독일의 천문학자 막스 볼프가 L4에서 588 아킬레스를 발견한 이래로 2005년 8월까지 L4에서 1108개, L5에서 718개의 소행성이 발견됐다. 가장 큰 트로이 소행성은 L4의 624 헥토르와 L5의 617 파트로클로스이며 가장 큰 천체는 624 헥토르이다. L4에 있는 소행성은 그리스 군을 따서 이름붙였고 L5의 소행성은 트로이 군사들을 따서 명명됐다. L4의 624 헥토르와 L5의 617 파트로클로스는 이같은 명명 규칙이 전해지기전 이름 붙여졌다.

루시는 앞으로 10년간 63억㎞ 이상 이동하며 여러 소행성을 들여다본다. 2025년 4월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52246 도널드존슨'도 탐사할 예정이다.

NASA는 지난달 12일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를 발사하기도 했다. 우주선 프시케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지대에 있는 지름 220㎞ 규모 소행성 '16프시케'로 향한다. 철과 니켈 같은 광물로 이뤄진 16프시케를 관측해 지구형 행성의 내부를 유추하는게 목표다.  

소행성 탐사선 '루시'가 딩키네쉬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땅콩처럼 생긴 위성을 발견했다. (사진제공=NASA)
소행성 탐사선 '루시'가 딩키네쉬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땅콩처럼 생긴 위성을 발견했다. (사진제공=NASA)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