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1.22 18:21

LG그룹, 23일부터 본격 인사…삼성 및 SK 12월 초 인사 예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진제공=각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진제공=각사)​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지난 17일 현대차그룹 인사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의 인사가 시작됐다. LG그룹은 22일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인사를 발표했으며, 23일부터 인사를 본격화한다. 4대 그룹 인사의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안정 속 쇄신'을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일부 그룹에서는 오히려 안정보다는 쇄신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LG그룹은 23~24일경 본격적인 인사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SK는 12월 초 인사가 예정돼 있다. 

최근 재계에서는 나이, 성별보다는 능력에 따라 인재 발탁에 나서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도 여성 임원과 80년대생 임원들이 등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그룹 조주완 사장, 정철동 사장 부회장 되나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23~24일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작년에도 LG는 11월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은 22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LG그룹 전반에 CEO의 세대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부회장 후임으로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고 있었던 김동명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1969년생으로 권 부회장보다 나이가 무려 12살이나 어리다. 

23일에는 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G이노텍·㈜LG 인사가 진행되고 24일에는 LG전자의 인사가 공개된다. 

우선 정호영 LG디스플레이 CEO(최고경영자)는 당초 유임설이 돌았지만 6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으며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해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올해 초 디도스 공격 및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던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사장은 2021년 3월 취임해 내년 3월로 공식 임기가 끝난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통신시장이 3개 사업자로 재편된 이후 줄곧 3위를 유지해오다 2위인 KT를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해 유임될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휴대폰 회선,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 사물지능통신(IoT)을 모두 합산한 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을 매월 발표하고 있는데, LG유플러스가 이 기록에서 2위를 차지했다. 다만, 휴대폰 가입자 만을 따졌을 때는 KT가 1359만1062명으로 LG유플러스 1101만874명보다 여전히 우위에 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도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부진세를 벗어나지 못해 교체 대상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함께 22일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의 유임을 결정했으며, 권봉석 ㈜ LG 부회장 의 유임도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LG화학은 현재 CTO 겸 CSSO를 맡고 있는 이종구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조주완 LG전자 사장 및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부회장 승진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LG그룹의 부회장단은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에만도 6인 체제였는데 이날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함에 따라 부회장직은 2명만 남게 돼 올해 부회장 승진자들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조주완 사장은 전자업계의 불황에도 호실적을 기록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정철동 사장도 LG이노텍의 성장을 이끌면서 부회장으로의 승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아예 정 사장은 다른 계열사의 CEO로 옮길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한종희·경계현 '투 톱 체제' 이어질까

4대 그룹 중 인사에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건 삼성의 인사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장단 평가와 임원 평가를 마무리짓고 12월 8일 정기 임원 인사 준비에 한창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1년이 지난 만큼 이번에는 '이재용식 개혁'을 담아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적 부진을 겪은 사업의 경우, 대규모 개편에 나서고 그렇지 않은 사업에서는 조직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건 현재 '투톱' 체제로 있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계속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할 지 여부다. 한종희 부회장이 맡고 있는 가전 및 TV 사업은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 부회장 대신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경계현 사장에 대해서는 잔류할 것이라는 의견과 올해 들어 반도체 실적이 부진해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물러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경계현 사장을 대신할 대표이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대표들이 교체되면서 사업부장들도 70년대생으로 대거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맡고 있는 용석우 부사장 및 MX사업부 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최원준 부사장 등이 그 주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조직 개편을 통해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17년 2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을 헤체한 후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경쟁력강화TF) 등 3개 사가 각각 TF를 만들어 계열사들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TF 조직이 삼성그룹 전체를 총괄해 계열사들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컨트롤타워가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 내에서 컨트롤타워 부활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번 개편에는 컨트롤타워 신설이 포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에 놓여있고 당장 삼성물산 및 제일모직 부당 합병 등으로 1심 선고가 내년 1월 26일에 진행되는 만큼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등기임원인 삼성물산 고정석·오세철, 삼성SDS 황성우, 삼성중공업 정진택, 삼성증권 장석훈, 삼성화재 홍원학 등은 내년 3월로 임기가 종료된다. 이들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이 '첫 여성 사장'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올해에도 여성 인재가 발탁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삼성 내의 여성 사장은 이 사장을 제외하고는 이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해 더 많은 여성 인재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사 초안 놓고 고민 커 

SK그룹은 당초 12월 초 인사를 진행해왔는데 올해 11월 말로 인사 시기를 1주일 앞당기려고 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사 초안을 엎는 등 막판까지 크게 고민 중이어서 11월 인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년 만에 서든 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며 '빠르고 확실한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라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었다. 최 회장은 또 지난달 개최된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의 폐막 연설을 통해 2015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제기된 '서든 데스' 위험을 다시금 언급하며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빠르고 확실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SK 계열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회복된 실적을 내놓은 곳이 많아 당초 예상했던 대로 대폭 인사 개편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사실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 당초 연임 가능성은 거의 낮아보였지만 3분기에 업계에서 최초로 D램 흑자전환에 성공한 성과가 부각되면서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등 선전하고 있으며 DDR5로의 전환에도 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회장단 8명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6명 중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장동현 SK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 60대에 접어들어 이들의 교체 가능성이 계속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들 부회장단이 교체되면 그 후임으로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에 앞서 현대차·기아 인사에서는 이규석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부사장)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사장)에,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을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에 승진 인사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예상하는 만큼 다음달 중 R&D 분야에서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등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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