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11.22 19:00

LG화학·롯데케미칼 석화부문 '흑전'…긍정적 래깅 효과 영향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금호석유 주력 사업 약세에 수익성↓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석유화학업계의 올해 3분기 실적 희비가 갈렸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사업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한화솔루션과 금호석유화학은 주력사업 업황 악화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3분기 매출 13조4948억원, 영업이익 86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4111억원, 영업이익 366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와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가며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 지속,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에틸렌 스프레드 하락, 일부 고객사향 수요 둔화 등으로 어려운 업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하고 원가절감 활동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 4조8157억원, 영업이익 281억원을 기록하며 6개 분기 만에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 분기 기록한 영업손실 770억과 비교하면 1051억원의 영업익 개선을 이뤄낸 셈이다.

회사 측은 매출은 시장 수요 약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전년보다 12.5%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의 긍정적 래깅 효과와 가동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첨단소재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로 매출 1조684억원, 영업이익 755억원을 기록했다. 기초소재 사업은 매출 2조5829억원, 영업손실 242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828억원)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첨단소재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 및 북미 자동차 파업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기초소재는 래깅 효과가 소멸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은 3분기 매출 2조9258억원, 영업이익 9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9.7%, 70.8%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예상되는 세액공제 혜택 350억원이 반영됐음에도 태양광 모듈 판매량 감소 및 판매마진이 축소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케미칼 부문은 PE(폴리에틸렌)와 PVC(폴리염화비닐) 등 주요 제품 판매마진 증가로 전 분기(492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늘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신재생 에너지 부문 하락세는 고가의 원재료 투입이 판가에 반영되는 기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4분기 스프레드(판매가격-원가 차이)는 반대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판매량도 전 분기 대비 2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도 같은 기간 매출 1조5070억원, 영업이익 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63.5% 각각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 부문이 전방산업 수요 약세로 원료가 상승 대비 미흡한 판매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NB라텍스의 경우 시장 내 공급업체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4분기 전망과 관련해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부문에서 수요 부진 현상이 지속되고, 페놀유도체와 특수합성고무(EPDM/TPV) 부문은 정비·가동률 조정으로 수익성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반등이 업황 회복세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석유화학 사업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의 긍정적 래깅 효과가 일회성으로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의 공급 과잉까지 장기화하며 업황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했던 유가·물가 안정화에 따른 소비활동 증가와 화학 스프레드 개선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3분기 실적 개선의 긍정적인 래깅 효과는 4분기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