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10.08 08:00

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 영업익 축소
롯데케미칼, 5개 분기 만에 흑전 전망…'공급과잉 완화' 관건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난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3분기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로 업황 회복세가 더뎌진 것에 더불어 국제유가까지 연일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공급과잉까지 겹치자, 업계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울상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매출 14조5770억원, 영업이익 8039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82% 증가, 10.8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된 감익 국면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탓이다. 부문별로 보면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는 견조한 실적 지지선 역할을 이어갔지만, 기초소재(석화)와 첨단소재(양극재 포함) 부문에서 약세 흐름을 보였다. 특히 기초소재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첨단소재는 양극재 판매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초소재 적자 규모 확대와 양극재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하락하며 수익성이 적자 전환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양극재는 경쟁사 대비 공급 물량이 감소하고 유럽권 고객사 판매량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비컨 카운티 태양광 발전소. (사진제공=한화솔루션)
미국 캘리포니아 비컨 카운티 태양광 발전소. (사진제공=한화솔루션)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의 컨센서스는 매출 3조6430억원, 영업이익 1684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24% 증가, 51.66% 하락한 수치다. 3분기 폴리실리콘, 웨이퍼, 모듈 가격이 하락하며 케미칼 사업 부문 내 전반적인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전사업 경우 일부 프로젝트 협의 및 매각 지연, 부정적 래깅 효과로 인한 모듈 수익성 하락, 분산형 발전 관련 비용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6%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첨단생산세액공제(AMPC) 인센티브는 351억원이 반영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었던 2GW의 증설을 앞당겨 가동 중임을 고려하면 AMPC 규모도 커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조5823억원, 영업이익 107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6%, 영업이익은 53.32% 감소한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는 주력 제품인 NB라텍스 사업 부진 영향이 컸다. 수요 약세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하고 시장 내 공급업체의 경쟁 심화가 지속되고 있다. 합성고무 사업부 내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3분기에도 비수기 시즌으로 제품 수요와 시장 가격 약세가 전망된다"며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반면, 롯데케미칼은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762억원으로 전년보다 10.68% 하락할 전망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석화 부문은 유가 상승에 따른 투입원가 부담으로 주요 제품별 스프레드가 악화돼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회사(첨단소재·LC USA·정밀화학·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고른 이익 창출 효과에 연결 영업이익은 6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실적 회복의 열쇠로 '공급 과잉 완화'를 제시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나프타와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래깅 효과가 3분기 실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수요 부진 등으로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며 "공급 과잉이 완화되면서 업황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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