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24 10:37

30일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정식 출범…"차질없이 준비"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최근 논란이 된 '슈링크플레이션' 품목에 대한 일제 조사에 나선다. 한국소비자원 실태 조사와 제보 접수를 통해 현황 및 개선 방안 등을 도출해 내달 초 발표할 방침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4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정부는 슈링크플레이션 대응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전반·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제품의 가격은 유지하는 대신 크기와 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간접적으로 가격인상 효과를 거두려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고 한다. 한 팩에 4개 들어있던 제품이 어느 날부터 3개만 들어가는 식이다.

정부는 최근 슈링크플레이션을 지속 지적하면서 대책 마련을 선언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14일 "가격을 그대로 두고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은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다"며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양을 줄여 팔 경우, 판매사의 자율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73개 품목(209개 가공식품)에 대해 조사를 11월 말까지 진행한 뒤, 관련 결과를 12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의 용량조정 등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설치해 대국민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관련 부처 간담회'를 주재해 "슈링크플레이션은 실질적인 가격인상임에도 소비자가 이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일종의 기만적 행위로 인식된다"며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엄중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실질적 물가인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이에 기반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서 가격변동 정보뿐만 아니라 중량변동 정보까지 공개해 슈링크플레이션 정보를 상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편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주 물가 동향을 보면 국제유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한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석유류 가격이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기온 하락으로 일부 채소류 가격은 불안요인이 있으나 배추·무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은 전반적인 하향세가 유지되고 있다.

작황 부진으로 가격 강세인 대파는 정부 할인지원 등으로 소매가격이 다소 진정됐으며 11월 신규 적용된 할당관세 물량 2000톤도 전량 배정 완료돼 신속히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주 현장점검 등에서 우려가 제기된 상추는 전날부터, 애호박·오이에 대해서는 오는 30일부터 할인지원 품목으로 신규 포함해 선제적으로 가격 안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천일염의 경우에도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시장 유통가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정부 비축물량 1만톤을 차질 없이 공급하고 있다. 판매 추이를 고려해 필요시 점포당 일일 판매 한도(100개)도 완화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더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기존 20㎏, 10㎏로 방출되던 포대 제품을 12월 초순부터는 5㎏ 단위로도 소포장해 추가 방출하기로 했다.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지난달 4일부터 시범 운영됐던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오는 30일부터 정식 출범한다. 김 차관은 "온라인 도매시장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해달라"며 "국회 계류 중인 농산물온라인도매거래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산지 주체와 실구매자간 직거래가 가능하며 도매법인 제3자판매 허용 등 규제 완화에 따라 기존 대비 유통단계가 축소된다. 오프라인 시장 대비 저렴한 거래 수수료, 거래 확정 이후 상품 배송에 따른 물류비 등 유통비용도 절감된다.

전국단위 다양한 출하처 확보 및 예약·발주거래 등 산지 여건에 적합한 거래방식 활용 등을 통해 농가소득이 제고되며, 구매자는 플랫폼에 등록된 전국의 다양한 농산물 비교를 통해 탐색비용을 절감하고 합리적 가격으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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