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2.06 14:58

"위조품·모조품 의심되면 3개월 내 증빙 서류 없어도 반품 신청 가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기업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기자 간담회에서 레이장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기업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기자 간담회에서 레이장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한국 기업의 지적재산권과 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가품 판매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클린’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국내에 진출한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온라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 상품과 해외 직구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최근 치아와 칫솔이 파랗게 물드는 치약을 판매해 논란이 되는 등 가품 판매 논란이 끊이지 않자 대대적인 가품 판매 방지책을 내놨다.

지적재산권 강화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클린은 ▲선제적 예방 및 통제 조치 ▲신고 시스템 ▲품질 보증 서비스 ▲법률 서비스 지원 ▲한국 이해 당사자들과의 협력을 통한 규제 준수 강화 등 5개의 이니셔티브로 구성됐다.

지난 12월 가동을 시작한 해당 프로그램은 상품이 유통되기 이전에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을 판별해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소비자와 권리자 모두 가품 관련 신고가 가능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가품 판매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셀러에 대한 기준을 높였다. 비즈니스 자격과 브랜드 판매 승인 자격 등을 검토해 셀러를 검증한다. 반복적으로 가품을 판매하는 셀러에 대한 모니터링과 처벌을 강화했다.

지난 9월 가품 판매에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단호한 대처를 약속했던 알리 익스프레스는 가품 판매 셀러를 상대로 강력한 패널티 부과 방침도 발표했다. 지난 11월까지 해당 패널티 정책에 따라 860여 개의 상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품 검사 전담팀인 ‘미스터리 쇼퍼’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제 3자 독립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전담팀을 만들었다. 전담팀의 무작위 검사를 통해 가품 의심 상품을 걸러낸다는 계획이다. 가품으로 판명된 위반 상품은 즉시 상품 리스트에서 삭제 조치를 진행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두 달 동안 지적재산권 침해 위반이 의심되는 상품 97만7151개를 삭제 조치하고, 이를 통해 7550개의 한국 브랜드의 권리를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쉽고 빠른 신고가 가능하도록 신고 시스템도 개편했다. 한국어 전용 지적재산권 보호 포털 IPP를 통해 피해 기업과 브랜드 권리자들이 의심 상품을 신고하고, 지식 재산권 보호를 위해 브랜드에 특화된 요청 사항을 제출하도록 지원한다.

구매한 상품이 위조품 또는 모조품으로 의심되는 경우 3개월 내로 증빙 서류 없이도 반품 신청이 가능한 품질 보증 서비스를 운영한다. 판정 결과가 나오기 이전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우선적인 환불 처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장 대표는 “품질 보증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이 가품인지 여부를 증명할 증거 제출 없이 가품이 의심되는 상품을 구매할 경우 100% 환불과 반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인공지능)에 기반한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 로고, 텍스트, 이미지, 가격 등 복합적인 알고리즘을 통해서 판별할 수 있는 식별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플랫폼 단독의 노력만으로 지식재산권 보호를 정확하게 이룬다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이해 당사자들과 협력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복합적이고 역동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기업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알리익스프레스 담당자들이 질의응답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기업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알리익스프레스 담당자들이 질의응답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브랜드의 가품 판매 문제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가품' 논란을 진화하려는 모습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사용자 수는 10월 기준 613만3758명으로 국내 종합몰 앱 중 3위를 기록했다. 국내 이커머스의 강자 G마켓을 30만명 차이로 따돌리는 데 성공하며 현재 업계 2위 11번가(816만3065명)을 위협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기존 이커머스업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초저가’ 전략과 국내와 가까운 중국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해외직구’를 중심으로 무섭게 성장하며 국내 이커머스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알리익스프레스는 업계 2위인 11번가 인수설이 도는 것에 대해 11번가 인수설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은 알리익스프레스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초저가 전략과 무료배송 서비스 운영으로 저렴한 가격의 소매품, 생활용품 등을 납품하는 국내 중소기업과 오픈마켓이 설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소 브랜드 지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장 대표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하늘 아래 어려운 사업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셨다”며 “현재까지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국 중소기업은 1400여 개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현재 약 7600개의 한국 브랜드가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타오바오, 티몰 등에서 약 1억명의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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