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2.08 09:45

1~10월 경상수지 흑자 234억달러…한은 연간 300억달러 예상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하면서 10월 경상수지가 2년 사이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3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줄었으나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축소되고,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늘면서 2021년 10월(79억달러) 이후 최대 흑자를 시현했다.

올해 월별 경상수지는 1월(-42억1000만달러), 2월(-5억2000만달러) 연속 적자 이후 3월(1억6000만달러) 반등한 뒤 4월(-7억9000만달러) 다시 적자를 기록했으나 5월(19억3000만달러)부터 6월(58억7000만달러), 7월(37억4000만달러), 8월(49억8000만달러), 9월(54억2000만달러), 10월까지 여섯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작년 2~7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10월 경상수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상품수지는 53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74억2000만달러)보다는 축소됐으나 7개월 연속 흑자세가 이어졌다.

특히 상품 수출이 증가 반전했다. 10월 상품 수출은 570억달러로 1년 전보다 7.6% 늘었다. 작년 8월(7.9%) 이후 14개월 만에 반등했다. 자동차 수출 호조에 더해 반도체 등 IT 품목도 개선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11월 통관기준 수출이 10월보다 확대된 만큼 수출 개선세는 분명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수입은 516억5000만달러로 4.3% 줄었다. 이에 그간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면서 발생했던 '불황형 흑자'에서 탈피하는 모습이다.

10월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12억5000억달러로 집계됐다. 18개월째 적자가 계속됐으나 전달(-31억9000만달러)보다는 크게 둔화됐다.

서비스수지에서는 건설수지(4억달러)만 흑자를 보였다. 여행서비스(-6억4000만달러)를 비롯해 가공서비스(-5억3000만달러), 운송(-3억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3억4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4억7000만달러) 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또 본원소득수지는 10월 중 27억7000만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7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시현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83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16억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20억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28억3000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15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파생금융상품은 4억3000만달러 늘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27억6000만달러 증가하고 부채는 11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4000만달러 줄었다.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부산항만공사)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부산항만공사)

한편 올해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3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273억8000만달러)에 비해서는 40억1000만달러 적다. 이는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대폭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가 189억4000만달러로 24억1000만달러 늘었고,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82억1000만달러로 117억7000만달러 증가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204억6000만달러로 170억4000만달러 급증했다. 이전소득수지 적자도 33억2000만달러로 11억5000만달러 늘었다.

서비스수지 적자 대폭 확대는 여행수지 및 운송수지 부진에 주로 기인한다. 올해 10월까지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100억1000만달러로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됐던 1년 전(60억2000만달러)보다 39억9000만달러 확대됐다.

또 항공 및 해상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작년(131억2000달러) 역대 최대 흑자를 낸 운송수지는 올해 10월까지 7억1000만달러 적자에 그치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28억달러 흑자가 났다.

향후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수출이 플러스 전환된 만큼 상품수지 중심으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하반기 경상수지는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개선되면서 상반기보다 흑자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고, 내년에도 글로벌 교역 회복 등에 힘입어 흑자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00억달러, 내년은 490억달러로 내다봤다. 남은 11~12월간 70억달러 내외의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셈이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흑자기조가 분명해진다는 것은 매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확대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월별 상황에 따라 커질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꾸준히 흑자흐름이 이어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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