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12.08 12:24
(자료=뉴스웍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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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우성숙 기자] 10월 수출이 1년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승용차(21.0%)와 석유제품(17.7%)의 수출이 급증한 것이 한몫했다. 특히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4.8%) 수출 감소 폭이 둔화하는 추세를 보여 주목된다. 일각에서 이를 기점으로 수출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수출(570억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늘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수출 증가세 반전은 뚝 떨어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비롯해 주요 경제지표가 잇달아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온 통계여서 더욱 돋보인다. 우리 경제에 아직은 수출만큼 실제로나 심리적으로 비중 있는 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의 경우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6%로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런 여건에서 우리의 수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 정도를 유지해야 GDP 성장도,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출이 큰 폭 감소했지만 2010년 28.3%, 2011년 19.0% 증가세로 돌아서 각각 6.3%와 3.6%의 경제성장률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수출 회복 없이는 경제성장은 요원하다는 뜻이다.

10월 부문별 수출실적을 보면 자동차와 석유제품은 양호하나 반도체(-4.8%)와 화공품(-5.0%) 등은 여전히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둔화하는 추세를 보인 것은 가뭄의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 온 반도체가 살아난다면 내년 수출에서도 반전을 이룰 큰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여서다.

지역별로는 미국(+17.3%), 동남아(+12.7%), 일본(+10.3%)으로의 수출이 증가했으나, 중국(-9.6%), EU(-10.7%) 수출은 위축됐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신흥시장을 더 개척하는 등 수출지역 다변화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수입(516억5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줄었으나, 감소 폭은 둔화했다.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하면서 경상수지는 6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19억3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이후 6월(+58억7000만달러), 7월(+37억4000만달러), 8월(+49억8000만달러), 9월(+54억2000만달러)에 이어 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233억7000만달러)는 작년 같은 기간(273억8000만달러)의 약 85% 수준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확대됐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이 증가세를 발판으로 삼아 장기 저성장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무엇보다 수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우(右)상향'하는 기조를 굳혀야 한다. 이를 통해 최대한 빨리 연 3%대 이상의 성장률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용이 늘어나고 재정적자의 걱정도 덜 수 있다.

수출 증가는 기업들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수출과 경제 최우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가용할 수 있는 국가 자원을 모두 투입해야 가능하다. 모처럼 살아난 경제 회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정부, 정치권,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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