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2.14 10:09
한국앤컴퍼니 본사.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앤컴퍼니 본사. (사진제공=한국타이어)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두고 형제의 난이 발발한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돼 이목이 집중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가격 인상 카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가격인 2만원을 넘어선 만큼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전일 보다 2.08% 내린 2만1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마감일인 이달 24일까지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 단,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 공개매수 기간이 10일 연장된다. 규정상 가격 인하는 불가능하다.

마감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MBK파트너스의 성패를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매수에 응한 지분율이 최소 20.85%에 미치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매입하지 않겠다고 공시한 만큼, 경영권 인수에 실패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MBK파트너스는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인수에 실패하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없다"이라며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사실상 경영권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경우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명예회장은 MBK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와 관련해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일부 임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경우 조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서 정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내 매입 등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과반을 확보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MBK파트너스 측이 제시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최대 수량인 2593만4385주(약 27.32%)를 주당 2만원에 매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5200억원이다.

현재 2대주주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27%의 추가지분을 확보해 동생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계획대로 공개매수를 마무리 지으면 MBK파트너스 등과의 공동 합산 보유지분은 57%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조 회장의 지분율은 42.03%다.

공개매수 신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상대 동의없이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 측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는 MBK파트너스의 동의 없이 지분을 제3자에게 처분하지 않기로 약정했다. 조 고문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조 씨는 차녀다.

반면 한국앤컴퍼니 측은 경영권이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지분율이 42.91%인데다 우호세력 7%까지 가세하면 과반을 넘긴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쟁권 분쟁으로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2만1600원까지 치솟자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당초 2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MBK측이) 12월 2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하는데, 만약 매수 예정 최소수량(1931만5214주)을 달성하지 못하면 매수하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선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12월 5일부터 20일 간이며, 20일 째 해당일이 12월 24일 일요일이라 청약은 12월 22일까지 할 수 있다. 결제일은 12월 27일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