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2.27 10:55

LG전자, 튀김 요리용 제조로봇 '튀봇' BHC 공급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Hip'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Hip'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 시장에서 불꽃 대결에 나선다. LG전자는 기존 5종의 로봇에 튀김로봇을 새롭게 출시하며 로봇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고, 지금까지 시제품은 여러 번 선보였지만 로봇 제품을 정식 출시한 바 없는 삼성전자도 올해 상반기 중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이고 로봇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LG전자는 이미 서빙 로봇과 안내로봇, 물류 로봇 등을 출시해 여러 회사에 제품을 판매한 바 있다. 

정부는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203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하고 모든 산업 영역에서 로봇 100만대 이상을 보급하기로 한 만큼 로봇 시장 확대가 크게 기대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첨단로봇 산업 비전과 전략'을 통해 2021년 5조6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로봇 시장을 20조원 이상으로 4배 가까이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아이원플러스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32억달러(43조3000억원)에서 2026년 741억달러(96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튀김 제조용 로봇 '튀봇'. (사진=LG전자 튀봇 B2B 홈페이지 캡처)​
​LG전자 튀김 제조용 로봇 '튀봇'. (사진=LG전자 튀봇 B2B 홈페이지 캡처)​

◆LG전자, 튀김 로봇 BHC에 공급…물류 로봇 대한통운·파스토 제공, 제품 판매 본격화 

LG전자는 최근 튀김 요리용 제조로봇인 '튀봇'을 내놓고 이 제품을 BHC 일부 매장에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튀김 로봇인 튀봇을 개발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고객명에 대해서는 밝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양사는 이번에 튀봇을 운영한 후 성과에 따라 적용 매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튀봇은 매장 주방에 설치되며 사람 대신 튀김류 요리를 조리하는 로봇이다. 우선 사람이 튀김 재료에 반죽 옷을 입혀 기계에 올리면 로봇이 트레이를 움직이며 튀김 요리를 진행한다. 사전에 기름 온도와 시간이 입력되기 때문에 로봇은 표준화되게 작동해 정확한 모양과 맛을 유지시켜준다. 시간당 최대 36마리의 치킨을 튀질 수 있어 사람이 하는 것에 비해 요리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튀봇은 기존에 많이 이용하던 '로봇 팔' 방식이 아니라 레일에 따라 일자로 움직이는 방식이 적용돼 공간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또 크기를 주방에 따라 달리할 수 있어 대형 매장을 제외하고는 중·소 규모 매장에 적용 가능하다. 

LG전자 클로이가 음식 서빙을 돕는 모습.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클로이가 음식 서빙을 돕는 모습.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LG클로이 안내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LG 클로이 서브봇 2종(서랍형/선반형)과 LG 클로이 UV-C봇에 이어자율주행 기반의 차세대 물류 로봇 'LG 클로이 캐리봇'을 출시하며 클로이 로봇 라인업 5종을 이미 선보였다. 또 이번에 1종을 더함으로써 6종으로 늘어났다. 

LG전자는 최근 CJ대한통운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CJ대한통운의 대형 물류거점에 물류 로봇 'LG 클로이 캐리봇'을 공급했다. 또 LG전자가 지난해 10월 협력을 맺은 파스토는 LG전자의 물류 로봇을 40대 도입해 이 로봇에 노동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파킹 과정에서 일손을 돕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 

LG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쿨에서 향후 물류 로봇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물류 자동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물류 로봇 도입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물류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해 다양한 라인업과 솔루션을 확보할 것이다. 신규 사업 기회 창출을 통해 물류 로봇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클로이 캐리봇은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술 기반으로 대량의 물건을 적재해 스스로 경로를 찾아 목적지로 운반하는 로봇이다. 위험하거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로봇이 맡고, 작업자들은 더욱 가치 있는 경험과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업무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 

LG전자는 일찌감치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에 초점을 맞춰 호텔, 병원, F&B(식음료) 등 분야에서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신설한 ‘로봇사업센터’를 2020년에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의 로봇사업담당으로 이관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로봇사업담당 산하 해외영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해외 사업 확대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일본 식당 프랜차이즈와 미국 식당, 마트 등에 클로이 서브봇을 공급하며 해외 서비스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일본 최대 쇼핑몰 이온몰 나리타 지점과 토키점에 LG클로이 가이드봇을 연이어 공급했으며, 일본 가라츠시 내 병원에서 비대면 방역 로봇인 클로이 UV-C봇을 시범 운영하는 등 해외에서 로봇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말 경북 구미시에 있는 LG퓨처파크에 로봇 생산 라인을 신설하고 클로이 로봇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생산 역량 내재화를 통해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수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 엑소스켈레톤 '봇핏' 출시 예정…사내외 베타테스트 

그동안 다양한 서비스로봇의 시제품만 선보여왔던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중 엑스스켈레톤(외골격 수트)인 '봇핏'을 출시하며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CES를 통해 봇핏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CES에서 봇핏을 공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봇핏에 대해 사내 베타 테스트를 마치고 사외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임직원을 상대로 한 파일럿 테스트를 마쳤다"며 "특히 임원들 중 구매를 원하는 사람에게 봇핏을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1년 AI와 함께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꼽았으며, 2024년까지 24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로봇 전문업체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2차례나 투자를 단행했으며,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로봇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봇핏은 '부스터'와 '아쿠아' 모드 2개로, 부스터 모드는 허리와 다리의 부상이나 질병으로 보행이 어려운 사용자를 위해 걸을 때 뒤에서 힘을 받쳐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쿠아 모드는 물속에서 걷는 것 같은 효과를 선사해 부상자들의 재활치료와 근육량이 부족한 노년층 운동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정통한 소식통은 "삼성전자는 가사도우미 로봇 등 다양한 시제품을 내놓았지만 아직 상용화한 제품은 없다"며 "'젬스'가 의료용 로봇인데 반해 봇핏은 일반인 대상으로 출시되는 게 특징이다. 운동용으로 사용돼 다리를 밀어주는 기능과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효과를 내 올바른 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봇핏에 이어 삼성전자가 다음에 출시할 로봇은 어떤 제품이 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특허를 출원한 삼성 봇 크루에는 가정용 가사도우미로봇, 가정용 AI가 탑재된 청소 및 세탁 로봇, 보안감시용 로봇 등 다양한 산업군의 제품이 등록돼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22에서 로봇 팔이 달린 가사 도우미 로봇을 선보였으며, 그 이전에는 2019년 노인돌봄 로봇 '삼성봇 케어', 2020년에는 테니스 공 모양의 반려 로봇 '볼리'를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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