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12.28 10:42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신세계그룹 뉴스룸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신세계그룹 뉴스룸 캡처)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신세계 가족 여러분,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아옵니다.

갑진년은 푸른 용의 해입니다. 용은 예로부터 풍년과 복을 가져오는 귀한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새해는 신세계 구성원 모두 그동안의 수고를 보상받고 풍성한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2023년 숱한 어려움을 만났지만 넘어지지 않고 여정을 완수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탄탄한 기초체력, 바로 본업 경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수고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2024년은 엄혹한 현실 앞에서 매우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 수차례 그룹의 대대적인 변화와 쇄신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판단과 명확한 실행이 이루어지도록 조직과 시스템, 업무방식까지 전부 바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또 객관적이고 정교한 평가체계와 철저한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를 갖추라고 당부했습니다. 기존의 시스템과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해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지금 시장과 고객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고 말입니다. 그렇기에 2024년 우리가 1등이 맞느냐는 물음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와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쓱닷컴과 지마켓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고객이 여기저기서 쿠폰을 찾도록 숨바꼭질시키고, 무료배송을 위해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게 하지 않습니까? 결제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고객을 지치게 만들지 않나요? 고객들은 바로 이런 것을 불친절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 레스 클릭(One Less Click). 클릭 상품을 고를 때도, 할인 혜택을 받을 때도, 결제를 하고 배송을 받을 때도, 경쟁사보다 한 클릭 덜 하도록 고객을 배려해줘야 합니다. 고객은 바로 그 한 클릭에 간편함을 주는 곳을 선택합니다.

고객서비스에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원래 클릭은 업무방식 전반에서 최우선의 가치가 돼야 합니다. 효율과 시너지의 핵심이 원 레스 클릭이기 때문입니다. 자사 이기주의, 보여주기식 실적 쌓기, 불필요한 업무 중복, 모두 원 레스 클릭의 대상입니다. 고객가치 실현과 그룹 전체의 이기라는 궁극의 목표만 남기고 전부 덜어내 주기를 당부합니다. 오늘부터 원 레스 클릭이 업무의 최우선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을 원 레스 클릭에 맞춰야 한다면, 이를 검토하고 실행하는 영역에선 원모어 스텝(One More Step)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한층 더 깊이 들어가 달라는 겁니다. 남들이 보지 못한 것, 경쟁사는 생각해보지 않은 것까지 시야에 넣고 따져봐야 합니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답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이 차이를 만듭니다.

경영 의사 결정에도 원 모어 스텝은 필수 요건입니다. 한 발짝 더 들어가서 잠재적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점을 철저하게 따져봐 주십시오. 위기의 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매 순간, 매 단계마다 원 모어 스텝의 치열함이 요구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건 기업 활동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2024년에는 이러한 선한 구조를 반드시 회복해야 합니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영진단을 통해서 핵심사업의 수익기반이 충분히 견고한지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합니다.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야 합니다.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기본 명제를 다시 한 번 바로 세웁시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쇼핑할 때 생긴 단 한 클릭의 격차, 그 사소한 차이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의 패턴을 바꿨습니다. 제가 원 레스 클릭과 원 모어 스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불편과 비효율을 하나하나 계산하고 덜어낼수록 우리의 경쟁력은 그만큼 올라갑니다.

의사결정과 업무수행의 단계마다 분석과 성찰의 깊이를 더할 때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솔선수범을 가슴에 새기며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신세계 가정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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