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국내 순자산 보유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전 세계 부자 순위에서 228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자산 순위인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를 발표했다.

이 회장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올랐으며, 순자산가치는 올해 33억8000만달러(약 4조3889억원) 증가한 99억달러(약 12조8552억원)로 집계된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좋지 못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자산가치 증대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5만5500원대로 시작해 28일 장마감 기준 7만8500원으로 41.4% 증가했다.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침체를 딛고 일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 이 회장의 자산은 더욱 불어날 수 있다. 삼정KPMG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13.1% 성장해 올해 감소폭(-9.4%)을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500대 부자들의 올해 자산 증식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947조7500억원)라 밝혔다. 지난해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1조4000억달러(약 1817조9000억원) 줄은 바 있다. 전년 대비 1000억달러가 증가한 셈이다.

블룸버그는 500대 부자들의 자산 증식 요인으로 기술기업 주식들의 주가 상승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기술 분야 억만장자들의 순자산 총액은 연간 6580억달러(약 854조4130억원)로 전년 대비 약 48% 늘었다.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다. 머스크는 지난해 자산가치가 1380억달러(약 179조1930억원) 하락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전날 증시 종가 기준으로 연간 954억달러(약 123조8769억원)가 늘어난 총 2320억달러(301조2520억원)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인 638조7276억원의 47.1% 수준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머스크의 자산 증식 요인은 테슬라 주가가 연초 대비 2배나 오른 덕분이다. 여기에 비상장기업인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의 가치 상승이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미국 자본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인텔을 제치고 기업가치 23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의 시가총액은 약 1740억달러로 세계 60위다. 통신사 티모바일(1790억달러)과 글로벌 의류 브랜드 나이키(1770억달러)와 대등한 수준이다.

지난해 1위에서 2위로 내려간 아르노 LVMH 회장의 자산가치는 1790억달러다. 글로벌 명품 수요의 둔화가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머스크는 아르노보다 530억달러(약 68조8205억원)가 더 많다.

이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올해 713억달러(약 92조5831억원)를 늘려 순자산 1780억달러(약 231조1330억원)로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840억달러(약 109조740억원)를 늘려 순자산 증가액은 머스크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로레알의 창업자 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는 로레알 주가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자산가치가 40%(286억달러) 상승했다. 순자산은 1000억달러(약 129조8500억원)에 육박해 세계 12위 부자다. 이는 전 세계 가장 부유한 여성이자 1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이라는 신기록으로 이어졌다.

한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공유 오피스업체 위워크의 파산 후유증으로 인해 올해 11억달러(약 1조4284억원)의 자산을 잃었다. 그의 순자산은 114억달러(약 14조8029억원)로 부자 순위는 184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