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1.10 14:43

최태원 회장, SK그룹관 등 방문…'AI 포춘텔러' 큰 웃음
정의선 회장·정기선 부회장 현장 조우…사촌지간 만남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CES 2024' SK그룹 통합 전시관에 있는 'AI 포춘텔러'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CES 2024' SK그룹 통합 전시관에 있는 'AI 포춘텔러'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이제 사업을 막 시작하는 단계라서 어느 정도 임팩트가 있고, 어떤 속도로 갈지 아무도 예측을 못 할 겁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CES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을 찾은 재계 총수들은 국내외 기업들의 부스를 둘러보며 최신 기술 트렌드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전시장을 찾았고 특히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HD현대 전시장에서 만나 관심을 모았다. 

◆최태원 회장, 삼성전자·LG전자 부스 방문…'알파블' 관심

최태원 회장은 AI 분야에 진출한 기업의 성공 요인에 대해 "투자도 많이 들어갔고 인적자원도 많이 투여될 텐데, 시장이 그만큼 쫓아와서 만들어지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전체적인 AI 시장 크기와 시장이 그만큼 열려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룹 차원의 AI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필요성에 대해 "각 회사가 자기 제품에 AI를 적용할 것이어서 컨트롤타워와 같은 단어를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AI든, 에너지든, 각 계열사가 따로 만나는 것보다 한꺼번에 패키지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은 같이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번 CES의 주제가 AI가 된 데 대해 "인간이 편리를 추구하다 보니 제품 각각으로는 컨트롤하기도 어렵고, 하나하나 대응하기도 힘들어진 세상이 온 것"이라며 "복잡도가 높아지니 융합이 필요하고, AI 기술을 써서 여러 사람을 다 충족하는 서포트가 필요한 만큼 융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데이터 네트워크를 서비스하기 위해 엄청난 반도체 및 에너지가 수반돼야 한다"며 "에너지, 환경 문제 등을 AI로 잘 푼다고 얘기하지만, AI를 쓰려면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 회장은 또 SK그룹이 올해 역점을 둘 분야에 대해 "경기 변동도 심해졌고, 작년에는 우리로 보면 좋은 해였다고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사업마다 여러 튜닝을 할 필요가 있다"며 "내 머리도 십시일반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주요 선거가 많은 상황에서 정치 상황이 불러올 불확실성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코로나 대유행처럼 예측 불가능했던 것들이 우리의 가장 큰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 공동전시관인 'SK원더랜드'를 찾았다. 오전 9시 40분경 전시장에 도착한 그는 AI, 수소, 전기차 배터리 등 SK의 각 계열사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직접 둘러보고 체험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시물을 살펴봤으며,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SK의 탄소중립을 의미하는 '원더 글로브'를 관람하기도 했다. 

최태원(왼쪽 뒷모습) SK그룹 회장이 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SK그룹 부스를 찾아 AI 포춘텔러 운세점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왼쪽 뒷모습) SK그룹 회장이 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SK그룹 부스를 찾아 AI 포춘텔러 운세점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특히 'AI 포춘텔러'에는 HBM3E에 기반한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돼 있는데, 여기서 사진을 찍고 신년 운세카드도 골랐다. 최 회장은 운세카드로 '황제'가 나오자 웃음을 보이며 좋아했다. 이어 '댄싱 카'와 '매직 카펫' 부스를 살펴본 후 삼성전자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 회장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영희 사장 안내를 받아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보며 AI 등 기술 현황을 살폈다. 특히 그는 시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텍스트를 읽어주고 소리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 회장은 2층에 별도로 마련된 스마트홈 부스에서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구현 방식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 또 가전 부스에서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로봇청소기 시연이 진행됐지만, 제품이 움직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최 회장은 "자고 있네"라며 웃으며 분위기를 무마했다. 

TV 코너에서도 "무빙센서가 TV 안에 있느냐'는 최 회장의 질문에 한 부회장은 "제어 허브가 있고 스마트폰 하나면 TV에 리모컨 기능이 떠 조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의 투명 마이크로 LED 코너에서 해당 임원에게 "반대편에서도 보이나', '전원이 꺼지면 TV처럼 검은색을 띠게 되나', '집 유리창에서도 가능한가' 등의 질문들을 쏟아냈다. 

그는 또 LG전자 부스로 옮겨 윤태봉 LG전자 부사장을 만나 전시관을 관했다. 최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인 '알파블'에서 5분가량 머물며 관심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알파블을 직접 탑승하며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CES에 참가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웨스트홀로 이동해 현대자동차, 모빌아이, 존디어, 두산 부스를 찾아 AI 기술이 제품에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중점 확인했다. 특히 그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시연 행사에 오래 머물렀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맨 오른쪽)이 CES SK그룹관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SK온)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맨 오른쪽)이 CES SK그룹관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SK온)

◆정의선 현대차 회장,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제로 사이트' 관심

사촌지간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이날 CES 전시장에서 만났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 두산, 퀄컴 등 전시관을 돌아본 후 HD현대 전시관을 찾았다. 

정 회장은 우선 SK전시관에서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만나 SK의 탄소중립 기술 및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정 회장은 전시관 중앙에 위치한 대형 구체인 '원더 글로브' 영상을 확인한 뒤 'AI 포춘텔러' 부스로 이동했다. 이어 수소로 구동하는 '트레인 어드벤처'에 탑승해 옆에 앉은 최 수석부회장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 회장은 터널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질문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는 마지막으로 SK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표현된 '댄싱 카' 부스를 찾았다. 로봇팔에 매달린 자동차가 춤을 추듯이 화면 앞에서 움직이며, SK온 배터리, SK아이이테크놀로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SK넥실리스 동박, SK에코플랜트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소개했으며 정 회장은 영상에 시선을 집중했다. 

정 회장이 HD현대 전시장에 방문하자 정 부회장이 마중을 나갔다. 정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며, 정 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 회장은 HD현대 전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캐빈(조종석)이 없는 미래형 건설기계가 전시된 '퓨처 사이트'를 지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휠로더를 원격조종하는 모습이 상영되는 '트윈 사이트'에서 설명을 들었다. 

그는 특히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이 공개된 '제로 사이트'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는 현대차가 올해 CES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하는 미래 수소 전략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수소 추진선 개발 시점을 물었고 정 부회장은 "이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보고 있다. 그때 첫 배를 띄우려 한다. 이미 수소가 들어간 프로토타입이 있지만, 상업적 수요는 아직 몰라 양산은 못 한다. 수소가 들어가게 만들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만남은 육상 모빌리티 대표 기업인 현대차그룹과 해상 모빌리티 분야에서 앞장서는 HD현대의 교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만남은 8분 동안 이어졌고 정 회장은 정 부회장에게 격려를 남기고 부스를 떠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서 열린 CES 2024 현대자동차 전시 부스를 찾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서 열린 CES 2024 현대자동차 전시 부스를 찾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또한 정 회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대차 전시 부스를 찾자, 오 시장에게 직접 제품의 기능에 대해 소개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이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어느 기업을 먼저 둘러볼 것인가"라는 질문에 "AI 기술을 잘 아는 부스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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