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1.10 18:49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뉴스웍스 DB)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최태원(64)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정식 재판을 하루 앞두고 돌연 일정이 연기됐다. 이에 대해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이 재판부를 변경하기 위해 판사 친척이 근무하는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는 '꼼수'를 부렸다며 비난했고, 최 회장측은 "피고 측은 언론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반박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는 1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첫 변론 기일을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항소심 첫 정식 재판을 앞두고 인지액이 상향 보정되면서 관심이 커졌는데 결국 재판이 연기된 것이다. 재판부는 인지액을 47억3276만원으로 상향 보정하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는 1심 때 인지액은 약 34억원이었는데, 노 관장 측이 항소취지 증액 등 변경신청서를 낸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최 회장은 항소심을 앞두고 새로 김앤장 변호사를 선임했다. 김앤장에 재판부 소속 판사의 친척이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재판부 교체를 검토하고 나섰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의견에 따르면 법관 친족이 변호사로 근무하는 법무법인 등이 그 법관이 담당하는 사건의 변호인이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될 경우,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 법관을 해당 사건에서 배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도 표기하고 있다. 

노 관장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 측을 비난했다. 

그는 "최태원 측은 변론기일을 이틀 앞두고 항소심 재판부와 인척 관계에 있는 변호사가 근무하는 김앤장을 갑자기 선임해 재판부 재배당을 꾀하고 있다"며 "1000명이 넘는 변호사를 보유한 로펌을 동원한 재벌의 금권을 앞세운 농단이다. 또 재계 2위 SK그룹 총수로서 해서는 안 될 법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지적했다.

노 관장 측은 이미 항소심 재판을 진행한 지 1년이나 됐고 양측의 서면 총 46차례, 재판부의 석명요청 여러 차례, 수백건의 증거를 제출하는 등 절차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노 관장 측은 "지금까지 재판 진행 결과를 종합해 노소영 관장은 청구취지액을 2조30억원으로 확장, 재판 과정이 마무리에 이른 시점"이라며 "인척 관계가 존재하는 김엔장이 선임돼도 이를 감수하고 재배당 없이 신속한 재판의 진행을 요청하는 절차 진행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 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재판부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노 관장이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최 회장도 이어 항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같은 날 최 회장의 변호인단은 반박 입장문을 통해 "피고 측은 언론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재판부 배정조차 자신들의 의도대로 하려는 무도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며 "이에 대해 사법부 차원에서의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원고가 이번에 김앤장을 추가로 선임한 경위는, 피고가 재산분할과 위자료의 청구취지를 확장하고,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의 쟁점을 본 소송에서 추가 주장하면서 그 대리인인 이상원 변호사를 이 사건에 추가로 선임하였기에 변론권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김희영 이사장의 손해배상소송을 대리하고 이 사건에 자문을 제공하던 김앤장 변호사를 본 소송에 추가로 선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 쇼핑은 피고가 한 행동이다. 피고는 이 사건이 항소심에서 처음에 서울고법 가사3-1부에 배당되자 재판장과 매제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클라스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재판부 변경을 꾀했고, 실제 피고의 의도대로 이 사건은 현재의 서울고법 가사2부로 변경됐다"며 "해당 변호사는 재판부 변경 후 곧바로 해당 법무법인을 떠난 바 있다. 피고의 주장은 그저 자신들의 과거 행적에 기반한 적반하장격 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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