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1.23 14:33

SK하이닉스 25일, 삼성전자 31일 확정 실적 발표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이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D램 부문은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4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를 탈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는 국내 대표 반도체 양사가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표를 받을 경우 시장 회복의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D램 부문 흑자 전환, SK하이닉스는 전사 기준 흑자 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각각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11월(회계연도 1분기) 매출액이 47억3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체 전망치 44억달러, 시장 예상치 45억8000만달러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대만 TSMC도 지난해 4분기 매출 6255억대만달러를 거두며 전년(6255억대만달러) 수준의 실적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41.6%로, 가이던스(39.5~41.5%)와 컨센서스(39.4%)를 모두 웃돌았다. 순이익도 전년보다 19.5% 감소한 2383억대만달러에 그쳤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13.1% 증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올해 TSMC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은 올해 '반도체 업황 반등 신호'로 해석되며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이미지.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이미지.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1년 만에 흑자 전환 여부 '주목'

이달 25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는 전사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 포인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4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10조4447억원, 영업적자 896억원이다. 그러나 개별 증권사들 중 상당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전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SK하이닉스는 적자 전환한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플러스 실적'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 영업손실 1조8984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분기 3조4023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이후 2분기 2조8821억원, 3분기 1조7920억원으로 적자폭이 줄어든 바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3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앞선 D램 수익성을 바탕으로 낸드플래시 사업을 포함하고도 4분기에 본사 기준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재고평가손실 등 비용 반영을 경쟁사 대비 일찍 마무리했고, HBM·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해 ASP를 끌어올린 점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HBM, 128GB DDR5 비중이 3분기 대비 높아지고, 낸드플래시 매출도 3분기보다 21.8% 증가할 것"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 역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며 "메모리 고정 가격 반등 사이클 내 가격 우선 정책 시행으로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하고, 낸드플래시의 수익성 회복 폭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내놓았다. 연결기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1%, 영업이익은 35.03% 각각 감소한 실적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전사 실적 중 D램 사업은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D램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9% 수준으로 점쳐진다.

다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 등 비메모리 사업 적자 폭이 확대되는 것은 문제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은 지난해 3분기 7000억원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9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은 개선세를 보였지만 비메모리는 매출이나 수익성이 모두 기준치에 미달하면서 부진했다"며 "D램과 낸드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4%를 기록해 가이던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DS(반도체) 부문이 빠르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감산 효과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분기별 수익성은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부진했던 HBM도 점차 가시권에 진입할 것이며, 디스플레이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낮아진 재고 속 AI 서버용 수요와 모바일 고객사 위주의 재고 재축적에 대한 수요가 지속돼 올해 1분기에도 메모리 판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301조원과 33조50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설계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설계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감산 기조 수정할까

작년 4분기 반도체 실적이 개선 흐름을 보임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의 감산 기조를 수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감산 기조의 수정을 시사했으며, 삼성전자도 같은 방향으로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D램은 최근 시황 개선 조짐이 보인다. 수요가 많은 제품은 당연히 최대한 생산하고 수요가 취약한 부분은 조절해 나갈 것"이라며 "1분기에는 (감산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정확한 방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HBM 설비투자를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해 감산 정책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 총괄(DSA) 부사장은 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HBM의 설비투자(CAPEX)를 2.5배 이상으로 늘리고,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공급사들이 HBM을 열심히 하고 있어 우리도 긴장하면서 벌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달 25일,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