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1.24 16:47

박수영 "이재명, 판교 환풍구 붕괴 때 책임 회피하며 합의문 서명 안 해"

이재명(오른쪽 세 번째) 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새 PI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세 번째) 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새 PI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당)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현장을 함께 점검하면서 양측의 갈등을 해소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피해 국민 앞에서 그것을 배경으로 일종의 정치쇼를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정치는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라며 "절규하는 피해 국민들 앞에서 그것을 배경으로 일종의 정치 쇼를 한 점에 대해서는 아무리 변명해도 변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화재현장을 이용해 양자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일종의 쇼를 연출했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당시 화재현장에는 상인들과 주민들이 뒤엉킨 상황이었고, 특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주민들로 가득 차 경호상 문제로 2층까지 이동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상인 대표를 통해 현장에서 대통령과 이야기 할 수 있게 인원을 파악해 달라고 한 뒤, 이렇게 모아진 상인들에게 윤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운 경우에도 이에 준하는 지원을 하는 등 피해 복구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과거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및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이재명 대표의 태도가 소환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적잖은 네티즌들은 과거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및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 이 대표가 지방자치단체장 때 벌어진 참사를 상기시키며 "이 대표가 국민생명과 재산 보호를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지난 2014년 10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무너져 관람객 27명이 18.7m 아래로 추락해 당시 16명이 사망, 11명이 부상을 입는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가 발생했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지 3년 2개월여가 지난 시점인 2017년 12월 19일,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당시 경기도 행정1부지사였던 박수영 전 부지사(현 국민의힘 부산 남구갑 의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당시에 대한 비화를 공개했다.

박수영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는 세월호 침몰 이후 딱 6개월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독일 출장 가는 비행기 안에 타고 있는 시간에 벌어져 (경기도)부지사인 내가 앞장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0월 17일 오후 5시 58분께 아이돌그룹의 공연중에 환풍구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성남시청에 (사고대책본부를)설치하자고 얘기했더니 이재명 시장이 펄쩍 뛰었다"며 "'성남이 무슨 책임이 있다고 성남에 설치하느냐, 이 사고와 관련해서 성남의 'ㅅ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시간이 급하니 할 수 없이 내가 양보해서 분당구청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하게 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 전까지는 이재명 시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책임회피'를 하려고 드니까 적지 않게 실망하게 됐다. 이건 책임의 문제가 아닌 수습의 문제가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당시 이재명 시장이 유족 대표 등과의 배상 합의문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며 "당시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가 무슨 책임이 있다고 합의서에 사인을 하느냐며 끝내 합의문 서명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6월 17일에는 경기도 이천시 소재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구조가 복잡하고 발화성 물건들이 많아 엿새 만에야 화재 진압을 완료했다. 이 화재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고(故) 김동식 소방경이 진압을 위해 물류센터에 진입했다가 현장에 고립돼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는 화재 발생 20여시간 만에 현장을 찾았다. 당시 이재명 대표는 화재사고를 보고 받았음에도 경남 창원에서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와 상생협약을 진행한 뒤, 경기관광공사 내정자였던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운영하는 '황교익 TV' 출연해 이른바 '떡볶이 먹방'을 촬영했다.

다시 말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화재사고를 보고받고도 즉각 화재현장을 찾은 게 아니라 지방에서 떡볶이 먹방을 촬영한 뒤에야 화재현장을 찾았다는 것.

이에 네티즌들은 "이재명 대표 주장대로 정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있는 것인데, 경기지사 때는 경기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도지사는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뭐를 먹고 있었다고?"라며 힐난했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 당시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을 촬영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당시 이재명의 경기도는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떤 네티즌은 "내로남불의 화신(化身)이 따로 없구만"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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