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1.31 09:40

소비 '1.4%↓' 2년째 감소…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도 큰 폭 부진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부산항만공사)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부산항만공사)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반도체 불황 탓에 제조업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는 2년 연속 줄었고 투자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생산 감소폭은 외환위기 여파가 컸던 1998년 이후 가장 컸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늘면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우선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의약품 등에서 늘었으나 전자부품, 반도체 등에서 줄어 1년 전보다 3.8%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5.3% 줄었다.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이에 제조업 생산도 3.9% 감소했다. 다만 광공업 생산은 분기 기준으로는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여 수출 개선세와 함께 최근 제조업 중심의 경기회복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작년 연간 광공업 출하는 수출 출하가 0.2% 증가했으나 내수 출하가 2.1% 감소해 1.2%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3%로 3.5%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으나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1년 전에 비해 2.9%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2년째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등 내구재(0.2%)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 의복 등 준내구재(-2.6%)에서 판매가 줄어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전년(-0.3%)보다 감소폭도 확대됐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03년(-3.2%) 이래 20년 만에 최대다. 민간소비는 심리 개선에도 여전히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 중이다.

투자도 줄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2%)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0.4%)에서 모두 줄어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다만 12월 큰 폭 개선되면서 4분기 설비투자(3.1%)에는 플러스 전환했다.

건설기성(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액)은 건축(9.8%) 및 토목(1.3%) 실적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20.0%)에서 늘었으나 주택 등 건축(-30.6%)에서 줄면서 19.1%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연간 산업활동에 대해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으로 연간 GDP 흐름과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민간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건설투자는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실적으로 가시화되면서 4분기 감소 전환하는 등 부문별 온도차가 존재한다"며 "정부는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온기가 모든 분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2024년 경제정책방향 및 민생토론회 후속조치의 조속한 이행,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 관리, 내수 취약부문 보완과제 발굴 등에 정책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과 내수 부문 온도차가 병존하는 가운데 향후 경로상 상·하방리스크 잠재해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최근 수출 개선 흐름,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업황 반등,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주요국 경기 회복 및 통화정책 향방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불안 및 공급망 리스크 지속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소비·투자는 물가 둔화 흐름과 소비심리 개선,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에 따른 투자 협력과 첨단산업 경쟁 등이 상방 요인이지만, 가계부채·부동산PF 리스크와 건설 수주 부진 등은 하방요인으로 꼽힌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