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2.02 09:31

과일값 강세 지속…"유가 상승에 2~3월 물가 다시 3% 갈수도"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4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로 1년 전에 비해 2.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2.4%) 이후 처음이다. 12월(3.2%)보다는 0.4%포인트 하락했다.

과일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겨울철 한파 등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으나 석유류 및 가공식품이 전월보다 하락하고,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률도 줄어들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월 소비자물가를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보다 3.1%, 서비스는 2.6% 각각 상승했다.

우선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8.0% 올랐다. 축산물(-0.6%)이 소폭 내린 가운데 농산물(15.4%)과 수산물(2.2%)이 올랐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8.8% 상승했다. 과일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겨울철 한파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올랐다. 특히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신선식품지수 중 신선과실은 28.5% 상승했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전년동월 대비 사과(56.8%), 귤(39.8%), 파(60.8%), 토마토(51.9%), 쌀(11.3%), 딸기(15.5%), 배(41.2%) 등은 올랐고 돼지고기(-2.3%), 마늘(-12.1%), 상추(-14.9%), 국산쇠고기(-1.2%), 버섯(-8.2%), 양파(-9.5%)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의 경우 석유류(-5.0%)가 내렸으나 가공식품(3.2%)이 오르면서 1.8% 상승했다. 석유류는 경유(-11.9%), 등유(-8.7%), 자동차용LPG(-4.7%) 등을 중심으로 내렸다. 1월 석유류 평균 가격은 전년동월비 하락세(-5.0%)를 유지했으나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1월 중순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외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4.3%), 도시가스(5.6%), 상수도료(12.1%) 위주로 5.0% 올랐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0.2%)가 하락했으나 공공서비스(2.2%), 개인서비스(3.5%)가 상승하면서 1년 전에 비해 2.6% 올랐다.

집세는 월세(0.8%)가 오르고 전세(-0.9%)가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유치원납입금(-8.4%), 국제항공료(-2.3%) 등이 하락했으나 시내버스료(11.7%), 택시비(18.0%) 등이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4.3%)과 외식제외(3.0%)가 전부 상승했다. 다만 평년보다 낮은 전월비 상승폭을 보이며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8.2%), 공동주택관리비(5.5%), 구내식당식사비(4.9%), 치킨(5.4%) 등은 오르고 승용차임차료(-25.2%), 국내단체여행비(-6.1%), 학교보충교육비(-6.4%), 국내항공료(-8.4%) 등은 내렸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5.54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2.8%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1.70으로 2.6% 상승했다. 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10.01로 2.5% 올랐다. 근원물가는 미국(12월 3.9%), 영국(12월 5.2%) 등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해 "1월 소비자물가는 2.8%를 기록했고 추세적 물가인 근원물가도 2.5%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설 민생안정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성수품 공급 확대, 할인 지원 정책 등을 밀착 관리해 16개 설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전년보다 낮게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격이 높은 사과‧배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을 100억원 추가 투입하고, 올해 사과‧배 계약재배 물량 8000톤 확대 등을 통해 향후 수급 불안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것"이라며 "연초 가격 조정이 많은 서비스 가격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도 범부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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