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2.06 16:28

"VLCC, 中과 경쟁 안해…납기 최적화 전략 구사해 적정선만 수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2년 인도한 20만㎥급 LNG운반선이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2년 인도한 20만㎥급 LNG운반선이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상반기 내 생산 안정화 비용 정리를 통해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 전망했다.

6일 열린 지난해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IR담당 상무는 "상반기 내 모든 것을 안정화시키겠다"며 "2분기 이후에는 생산 안정화 비용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도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에서 생산 안정화 비용과 충당금이 일부 반영된다"며 "이에 전반적인 실적 성장이 늦춰질 수 있지만, 이후에는 비용이 제거되면서 점진적인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진행할 사업 및 입찰 준비에 대한 질문에는 "3월 중으로 남미 페루 호위함 사업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중 당사가 유일하게 입찰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필리핀 호위함 건조 사업을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 5월 예정된 필리핀 초계함 진수식을 통해 당사의 기술력을 전 세계적으로 과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특수선 사업부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를 비롯해 해외 함정 사업을 통해 좋은 매출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이날 컨퍼런스콜에는 최근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시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강재호 HD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전무는 "VLCC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내는 성과를 우리가 맞출 수도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다 가져갈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는 납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VLCC는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적정선에서 원하는 수준으로만 최적의 수주를 이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차 발주가 늘어나는 시장 움직임이 형성되면서 오는 2027년, 2028년 탱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의 액화 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조감도.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의 액화 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조감도.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21조2962억원, 영업이익 28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따른 수주량 확대와 건조 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3.1% 증가했고, 영업이익 또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에 따른 선가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되며 3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32.3% 늘어난 11조9639억원, 현대미포조선은 8.7% 증가한 4조391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은 28.2% 증가한 5조95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년 대비 1604.5% 증가한 30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강 전무는 올해 수주 목표를 그룹 조선 3사 총 121억달러(약 16조482억원)로 잡았다고 밝혔다. 전년 목표인 133억달러(약 17조6397억원)보다 약 9% 낮아진 목표다.

세부적으로는 HD현대중공업 52억달러, 현대삼호중공업 37억달러, 현대미포조선 32억 달러로 총 121억달러다. 강 전무는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올해 신조 발주량이 약 30%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선형별 시황, 당사 가용 납기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조 시장 예측으로는 "LNG선 컨테이너선 발주량 감소, 탱커선, 암모니아 운반선(VLAC), 에탄운반선(VLEC) 등 가스선 발주량 증가, 액화이산화탄소(LCO₂) 등 신선종 수요 증가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친환경 선박 수요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특히 도래하고 있는 암모니아 이중 연료에 대한 관심도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주력 선종인 석유화학운반선(PC선)이 환경 규제 및 교체 수요 등으로 인해 꾸준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또 다른 중형가스선(MGC)을 비롯해 LCO₂ 선박에 대한 꾸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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