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1.27 14:00

조선 빅3, 새해 첫 수주는 암모니아 운반선…저탄소 넘어 '무탄소'

조선업계 빅3. (자료제공=각사)
조선업계 빅3. (자료제공=각사)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새해부터 조선업계에 연이은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전략으로 공격적인 신규 수주 대신 고부가가치선 중심의 선별 수주를 강화함에 따라 올해도 암모니아 운반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위주의 수주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2일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3척을 수주해 이달에만 11척의 VLCA 수주를 따냈다.

올해 유일하게 연간 수주 목표를 밝힌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30억달러를 수주, 연간 수주 목표(135억달러)의 22.2%를 한 달여 만에 잠정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2척,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15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15척 등 총 32척이다.

한화오션도 지난 22일 잇따라 VLCA 2척을 3312억원에 수주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총 7척의 VLCA 건조계약을 따낸 한화오션은 향후 암모니아 추진, 수소 직접 추진, 수소연료전지 추진 등 탄소 배출이 없는 무탄소 선박의 상용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이달 18일 VLCA 2척을 3150억원에 수주하면서 새해 첫 수주 포문을 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암모니아 겸용 액화석유가스 운반선(VLGC)까지 포함해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잔고가 6척으로 늘었다.

HD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이 같은 VLAC 수주 확대는 암모니아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안정적인 연료 공급이 가능한 데다, 이미 저장·운송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산업계는 미래 먹거리로 수소 전환을 꼽는다. 그러나 수소는 저장과 수송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암모니아가 수소 운반책으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는 선박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공행진 중인 선박 가격도 수주 랠리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 지표인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12일 기준 181.0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특히 신조선가 지수가 180선을 넘긴 것은 2008년 12월 초 이후 15년 만이다. 그간 신조선가 지수가 180 이상을 기록한 기간은 초호황기로 불렸던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약 1년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 3사가)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해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와 2008년 이전에 인도됐던 선박들의 노후화 시기가 겹쳐 향후 3~5년간은 꾸준한 발주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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