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02.28 23:00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11월 배우 임지연과 함께하는 '이름있는 케이크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의 광고를 공개했다. (사진제공=투썸플레이스)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11월 배우 임지연과 함께하는 '이름있는 케이크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의 광고를 공개했다. (사진제공=투썸플레이스)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최근 빵과 디저트를 카페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공격적인 출점으로 접근성을 확보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베이커리 제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 업계의 추격에도 출점 규제에 발이 묶인 제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8월 제과점업 상생 협약이 만료를 앞둔 가운데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 휴업 원칙 폐기에 이어 베이커리 업계 출점 규제도 완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3주 동안 이디야 커피의 디저트 제품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약 10% 증가했다.

‘케이크 맛집’으로 불리는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2014년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스초생)’ 케이크를 선보인 지 10년 만에 지난해 12월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달성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일인자 스타벅스도 음료를 제외한 지난해(1~11월 기준) 푸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8.6%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탕종 베이글’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61.3% 뛰었다.

스타벅스 부드러운 생크림 롤케이크 이미지.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스타벅스 부드러운 생크림 롤케이크 이미지.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음료를 주력으로 판매해 왔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베이커리와 디저트 사업에 힘주는 이유는 해당 상품들의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난 데다가 단순히 음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공간도 제공하게 되면서 체류시간이 길어졌다”며 “음료만 판매하는 것보다 간단한 식사 대용이 될 수 있는 베이커리 품목을 함께 판매해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 이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전국에 문을 연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9만9000개로 매년 평균 19%씩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집계된 전국 치킨 매장 수(8만522개)를 앞질렀다. 국내 커피 시장 내 출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베이커리와 디저트 사업에 힘을 주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기존 베이커리 업체들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추격에도 제자리걸음 중이다. 국내 대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지난해 국내 매장 수는 각각 3400여 곳, 1300여 곳으로 몇 년째 정체돼 있다.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빅3' 이디야(3000여 곳), 스타벅스(1800여 곳), 투썸플레이스(1700여 곳)의 매장 수와 비교했을 때 점포 수 경쟁에서 밀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뚜레쥬르 미국 워싱턴 게인스빌점 외관 전경. (사진제공=CJ푸드빌)
뚜레쥬르 미국 워싱턴 게인스빌점 외관 전경. (사진제공=CJ푸드빌)

베이커리 업체가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에 점포 수 경쟁에서 크게 밀리는 이유는 출점에 제한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출점이 전년 점포 수 대비 2% 이내로 제한됐다. 2019년 중기적합업종에서 제과점이 제외됐지만 대한제과협회와 상생협약을 맺으면서 동일한 규제가 연장됐다.

이에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국내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을 뒤로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글로벌 500호점을 오픈했고, 뚜레쥬르도 해외 매장 400호점을 돌파했다.

한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체의 발목을 잡았던 상생 협약이 오는 8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다시 오갈 예정이다. 다만,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부터 대형마트, 편의점까지 빵 판매 채널이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에만 적용된 출점 규제를 완화할지 여부와 출점규제 적용 범위를 확대할지가 맞설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 규제 완화 관련한 논의가 국회에서 막혔듯이 상생과 관련한 규제는 만드는 것보다 없애는 과정이 더 어렵다”며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출점규제의 취지가 소상공인 보호에 있었던 만큼 규제를 시작한 10년 전과 완전히 뒤바뀐 현재 베이커리 업계의 환경을 반영하기 위해 실효성을 다시 들여다본다고 해도 쉽사리 규제가 사라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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