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2.29 09:49

"사람 키보다 큰 파란색 '1' 대신, 같은 크기의 빨간색 '2'로 바꿔 놓고 생각해보라"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기후대응기금을 2배 이상 늘리고 차세대 원전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내용의 '기후 미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기후대응기금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차세대 원전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내용의 '기후 미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MBC가 일기예보를 통해 민주당의 선거운동성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저는 설마 했다가 보고 놀랐다"며 "못 본 분들 한 번 봐주면 좋겠다. 제가 무리한 얘기를 하는 건지"라고 피력했다.

지난 27일 방영된 MBC 기상 방송에서 MBC가 미세먼지를 보도하면서 숫자 '1'을 강조한 방식이 민주당을 연상케하는 방송이었다는 지적이다.

해당 방송에서는 "하늘에서 ‘쿵’ 소리와 함께 내려오는 ‘1’이라는 숫자, 그리고 손으로 1을 연신 가리키며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습니다. 1"이라고 강조했다. 

MBC 제3노조도 지난 28일 입장문에서 서울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1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내놨다. MBC 제3노조는 "선거운동방송으로 착각할 만큼 큰 파란색 숫자 ‘1’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으로 기호 1번을 표현하는 듯 했고, 기상캐스터의 손짓 ‘1’은 선거방송인지 날씨예보인지 모를 정도의 혼동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 역시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한 위원장은 "그 MBC 일기예보에 사람 키보다 큰 파란색 '1' 대신에 같은 크기의 빨간색 '2'로 바꿔놓고 생각해보라"며 "미세먼지 핑계로 '1'을 넣었다던데, '2' 넣을 핑계도 많을 거다. 어제보다 2도 올랐다고 넣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했다면) 노골적인 국민의힘 선거운동 지원으로 보이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데스킹 기능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생각 안하고 (방송)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그간 극도로 민주당에 편향된 방송을 해온 MBC지만, 이건 선 넘은 거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보고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날 국민의힘은 MBC 뉴스가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한 것에 대해 "공영방송의 이름을 걸고 '공정'의 가치를 지켜주길 바란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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