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3.06 18:11
국내 참치캔 판매 1위인 '동원참치'. (사진제공=동원F&B)
국내 참치캔 판매 1위인 '동원참치'. (사진제공=동원F&B)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동원F&B가 참치캔 원재료 가격의 급격한 하락세에 힘입어 대대적인 수익성 증대를 예고하고 있다. 동원F&B는 국내 참치캔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8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동원참치’ 제조 판매사다.

6일 국제 참치정보 제공사이트인 에이튜나 인덱스(Atuna Index)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69까지 올라갔던 국제 참치가격 지수는 올해 2월 183까지 떨어졌다. 태국의 최대 수산물 업체인 타이유니온이 집계한 가다랑어 원재료(냉동) 가격 추이에서도 지난해 4월 톤당 2000달러를 보이던 시세가 올해 1월 1400달러로 30%가량 떨어졌다.

가다랑어 시세 하락 요인에는 어획량 증가를 비롯해 주요 소비국의 참치 수요 감소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최근 8년간 최저치였던 2019년 12월 1050달러(톤당)까지 근접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말 해양수산부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 연례회의를 통해 올해 우리 수역을 포함한 중서부태평양 수역에서 참다랑어와 눈다랑어를 기존 어획한도(748톤·1만3942톤)보다 각각 135톤, 1394톤 더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배경에 국내 참치캔 시장을 장악한 동원F&B는 올해 실적 고공비행을 예고하고 있다. 동원F&B의 지난해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4조36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5% 증가한 1667억원이다. 지난해 9월부터 참치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에 원재료비 절감이 수익성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 참치정보 제공사이트 '에이튜나 인덱스' 국제 참치가격 지수. (출처=에이튜나 인덱스 홈페이지)
국제 참치정보 제공사이트 '에이튜나 인덱스' 국제 참치가격 지수. (출처=에이튜나 인덱스 홈페이지)

그동안 동원F&B는 수산물 원재료비의 급등을 이유로 동원참치 가격을 인상해왔다. 회사는 2017년 1월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150g 제품을 2390원에서 2580원으로 9.6% 올렸다. 2012년 이후 5년 만의 가격 인상이었다. 당시 회사의 수산물 원재료비는 ㎏당 2633원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2780원, 2022년 12월 2980원으로 2년 연속 가격 인상을 단행했을 때는 수산물 원재료비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당시 동원F&B는 가격 인상의 이유로 참치캔의 주 원재료인 가다랑어 원가 상승을 지목했지만,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수산물 원재료비는 2017년보다 500원 이상 하락한 ㎏당 2120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원F&B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참치캔 등 통조림 제품이 42.0%, 조미유통 45.7%, 사료 5.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참치캔 비중이 과거보다 약 20% 줄었지만, 회사 전체 매출에서 여전히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그간의 가격 인상은 최근 참치 원재료비 급락과 함께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국내 참치캔 시장 1위 업체인 동원F&B가 원재료비 변동에도 가격 인하에 인색한 것은 점유율 1위 업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동원F&B는 지난해 11월 조미김 1위 제품인 ‘양반김’ 중량을 5g에서 4.5g으로 줄여 ‘슈링크플레이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참치 시세에 따라 매번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가격 인하 요건이 있음에도 단 한 번도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 라면업계에 가격 인하 압박을 넣었지만, 형평성을 고려하면 라면 외에도 동원참치와 같이 시장 독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제품에 가격 인하 명분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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