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3.20 13:37

2022년 배당성향 50.9%…자회사 '참아람' 내부거래 비중 99%

굽네치킨 창업자이자 19‧20대 국회의원인 홍철호 전 의원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포시을 후보로 출마한다. (사진=뉴스1)
굽네치킨 창업자이자 19‧20대 국회의원인 홍철호 전 의원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포시을 후보로 출마한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운영사 지앤푸드의 가맹점 부당 행위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선 가운데, 지앤푸드 오너 일가는 경영 실적과 크게 상관없이 최근 3년 동안 약 40억원의 배당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이자 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철호 전 의원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포시을 후보로 나선다.

20일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시스템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공시된 굽네치킨 운영사 지앤푸드의 현황을 파악해보면 ▲오너 일가의 40억원 배당 ▲자회사 참아람의 내부거래 성장 ▲총선에 출마한 홍철호 전 국회의원이자 지앤푸드 창업자와의 이해관계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지앤푸드가 운영하는 굽네치킨의 가맹점 수는 최근 3개년 동안 성장세다. 2020년 1065개, 2021년 1095개, 2022년 1124개로 연간 약 30개 수준의 가맹점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회사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977억원에서 2021년은 2209억원, 2022년 2344억원으로 집계된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5억원, 186억원, 116억원으로 제동이 걸렸다.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의 동반 증가와 달리, 전체 매출이 뒤를 받쳐주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2022년 순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137억원 대비 43.0% 줄어들었지만, 오너일가의 배당금은 줄지 않았다. 회사 지분 구조는 2022년 기준으로 1.5%를 제외한 98.5%의 지분을 홍경호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홍 회장이 68.5% 최대주주며, 배우자 임지남 씨 6.6%, 그의 자녀인 홍창민, 홍수민, 홍유민 씨가 각각 7.8%의 지분을 소유했다. 홍 회장은 현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 정태용 대표이사가 선임돼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굽네치킨 미국 텍사스 1호 매장 전경. (사진제공=지앤푸드)
굽네치킨 미국 텍사스 1호 매장 전경. (사진제공=지앤푸드)

홍 회장의 형이자 지앤푸드의 창업자로 알려진 홍철호 전 국회의원은 지앤푸드 지분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다만, 크레치코 지분을 소유한 전력이 있다. 2019년 98.5%의 최대주주에서 2022년 그의 자녀인 홍원섭(50.0%), 홍경원(25%), 홍지원(25%)으로 지분 구조가 바뀌었다. 크레치코는 도계업이 주된 사업 부문이며, 2019년 매출 975억원에서 지앤푸드와의 거래를 통한 매출이 783억원으로 나타난다.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는 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앤푸드 측은 “지분과 관련한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지앤푸드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오너 일가는 연간 40억원 수준의 배당을 받고 있다. 2019년 20억원 수준의 배당에서 2020년부터 40억원으로 두 배 높아졌다. 배당성향은 2019년 33.1%, 2020년 45.0%로 늘어나다 2021년 29.0%로 줄어들었지만, 2022년 50.9%로 치솟았다. 2022년 회사 이익잉여금은 548억원으로 집계된다.

높은 배당성향은 기업 순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의 사외유출이 생기는 만큼, 재무구조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비상장사는 성장단계인 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투자 비중이 높고 배당성향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 한편에서는 공정위가 지앤푸드의 일명 ‘갑질’ 여부를 들춰보는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지앤푸드는 지분 100% 자회사인 참아람 등에서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참아람은 감사보고서를 낸 2019년 기준으로 매출 106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올렸다. 2022년에는 매출 213억원, 영업이익 27억원으로 실적이 당시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참아람은 소스와 시즈닝, 반려동물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앤푸드와 자회사에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2022년 지앤푸드로부터 21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99%에 달한다. 내부거래를 발판 삼아 2019년 결손금을 전액 해소했으며, 2019년 10억원 수준이었던 이익잉여금은 2022년 69억원으로 불어났다.

사내유보금을 일컫는 이익잉여금은 용도가 따로 정해지지 않아 향후 배당 재원 내지 투자금 명목으로 돌릴 수 있다. 다만, 지분 100%의 또 다른 계열사 지앤건강생활이 실적 안화에 시름하고 있어 참아람 이익잉여금을 오너가 배당으로 돌리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지앤건강생활은 2022년 25억원의 순손실에 결손금은 165억원이다. 결손금이 갈수록 불어나면서 모회사의 수혈이 급해졌다.

(사진=뉴스웍스 DB)
(사진=뉴스웍스 DB)

올해 지앤푸드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대폭 증가한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지앤푸드는 지난해 4억원 수준이었던 차입금 상환이 올해 182억원으로 45배 늘었다. 시중 은행으로부터 빌린 운전자금 100억원(단기차입금)대가 주된 요인으로 파악된다. 운전자금이란 기업 운영에 필요한 유동성 자금을 뜻한다. 시설투자자금 외에도 법인세 절감 용도로 사용되는 등, 이익을 상쇄시키는 절세의 목적으로 활용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공정위의 굽네치킨(지앤푸드) 조사는 올해 6월부터 시행될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연장선일 것”이라며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종류와 가격 산정 방식 등에서 불합리한 정황이 있었는지 들여다볼 것 같다”고 예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앤푸드 자회사의 내부거래 증가는 가맹점들에게 공급하는 식자재 마진의 증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자회사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는 상황에 재무건전성과 무관한 배당성향은 가맹점들에게 ‘오너가 배불리기’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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